1년 사이 71.06% 규모 성장, 총자산대비 점유율도 ↑

풍부한 유동성 확보로 건전성 제고 및 배당여력 확대

<대한금융신문=염희선 기자> 지난해 삼성카드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 중국 성장 둔화 등 글로벌 경기침체와 가맹점수수료 인하 등 카드업계의 불확실성 확대로 인해 현금 비축량을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의 지난해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전년동기 대비 71.06% 증가한 7434억6400만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삼성카드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 증가는 증권사 관련 현금성 자산 운용액이 2016년 말 회계적으로 편입된 점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삼성카드의 증권사 관련 현금성 자산 운용액은 1982억8400만원으로 집계됐으며, 2014년과 2015년에는 취급되지 않았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보통예금이 2015년 1347억1700만원에서 2016년 1951억7000만원으로 1년 사이 44.87%가 증가했다.

2015년에는 취급하지 않았던 MMDA(수시입출식예금)의 경우 2016년 700억원이 새롭게 취급되면서 삼성카드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 증가에 일조했다.

다만 MMF(머니마켓펀드)는 지난해 18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00억원이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총자산 대비 현금성 자산 비중도 증가하고 있다. 2015년 삼성카드의 총자산(19조700억원) 대비 현금성 자산 비중은 2.27%에 불과했지만 2016년 총자산(21조9040억원) 대비 현금성 자산 비중은 3.39%로 1.12%포인트가 늘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자산과 차입금 증가에 따라 유동성 자산의 규모가 확대됐으며, 다각적인 방법으로 운용하고 있다”며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위해 지난해 증권사 관련 현금성 자산 운용금액을 편입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삼성카드의 현금성 자산 증가에 일각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금성 자산을 확대함으로써 풍부한 유동성을 유지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재무구조의 건전성을 제고하는 효과가 있다”며 “카드업계의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현금성 자산을 확대해 유동성 관리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적극적 활용 측면에서 보면 확보한 현금성 자산을 통해 향후 삼성카드가 자사주를 매입할 가능성도 있으며, 주주 이익 제고를 위해 배당을 확대할 수도 있다”며 “또 회사채 발행과 같은 추가 자금조달과 보유자산 매각에서도 한층 여유로운 상황을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현금성 자산확대로 인한 신규 사업 추진 침체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익 창출을 위해 투자가 필요할 수 있는데 현금성 자산을 확대하게 되면 걸림돌로 작용해 성장잠재력을 갉아 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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