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모바일 유형창 본부장

   
 

지난해 말 미래에셋은 국내 최초의 모바일 전용 금융상품 판매 플랫폼인 ‘아이올(iALL)’을 오픈했다. 지금도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만으로 보험 등의 상품을 판매하는 채널은 아이올 뿐이다.

아이올은 미래에셋생명의 100% 자회사인 미래에셋모바일이 만든 금융플랫폼이다. 그러나 출범 당시만 해도 생명보험사의 모바일 판 법인보험대리점(GA)란 시각이 강했던 것도 사실이다.

론칭이 약 6개월 가량 미뤄지면서 ‘타 보험사와의 상품 제휴가 어렵다’, ‘수익성 검토가 필요하다’ 등 외부적인 우려도 컸다. 그야말로 조심스러운 시작이었다.

미래에셋모바일 유형창 마케팅본부장(사진)은 아이올의 기획 단계부터 최종적으로 만들어지기까지 전 과정에 참여한 인물이다. 그는 출범 시점이 미뤄진데 대해 “보험 판매채널이란 이미지를 지우기 위한 시간이었다”며 “아이올이란 브랜드를 새로 만드는 데만 6개월의 시간이 걸렸다”고 운을 뗐다.

애초에 아이올의 경쟁자는 단순 보험 판매채널이 아니었던 셈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경쟁자는 위비뱅크나 카카오뱅크 등 금융, 유통, ICT를 기반으로 태어나는 금융플랫폼들이다.

유 본부장은 “지금도 PC를 제외한 것은 잘했다는 생각이다. 타깃 고객군을 모바일에 익숙한 2040세대, 즉 현재 모바일 세대들이 수많은 금융플랫폼 가운데 어떤 브랜드를 먼저 떠올릴까에 대한 중장기적 관점에서 사업을 진행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금융상품 가운데 보험을 먼저 취급하게 된 이유는 모바일에서 만큼은 보험 시장의 발전이 더디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이미 증권에서는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을 통한 주식, 펀드 등의 거래가 일반화됐지만 보험은 유난히 뒤쳐졌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그만큼 발전 가능성이 큰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아이올에서는 상품 종류별로 하나의 보험사가 제공하는 여행자·유학생보험, 운전자보험, 골프보험, 변액적립보험 등이 판매되고 있다.

비교적 단순하고 가입이 편한 상품 위주의 구성이다. 당초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모아서 모바일로 보험료를 비교, 가입하는 ‘보험백화점’이 될 것이란 예상에서 크게 벗어난 셈이다.

그는 “정부가 운영하는 보험비교사이트인 ‘보험다모아’가 온라인에서 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준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아이올과 같은 모바일 전용 플랫폼이라면 보험 가입에 하나의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보험이란 게 참 어려운 상품인데 모바일에서만큼은 고민할 필요가 없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덕분에 아이올에서 판매하는 보험 상품은 대부분 가입자가 보장받고 싶은 담보를 선택하거나 보험금 수준을 결정할 필요가 없다. 유 본부장의 표현을 빌리면 “아주 간소하게 세팅된 플랜을 고민 없이 선택”할 수 있는 정도다.

이를 위해 유 본부장은 기존에 팔던 상품을 모바일에 이식한 것이 아닌, 처음부터 모바일에 초점을 둔 상품을 공급해줄 것을 보험사에 주문하고 있다. 보험이 앞으로 다양한 금융 상품을 취급하는 금융플랫폼으로 발전하기 위한 초석이 된다는 점에서다.

유 본부장은 짧게는 3년 후 아이올의 진가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융산업에도 본격적인 ‘제판분리(상품개발과 판매의 분리)’가 이뤄지면 모바일 플랫폼도 활성화될 시점이 온다는 전망이다.

그는 “마지막엔 주식, 펀드, 보험, 부동산까지 모바일에서 모두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로보어드바이저를 생각하고 있는 것도 모바일만으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함”이라며 “그때까지 아이올의 차별화된 브랜드 파워를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장은 수익을 생각하고 있지 않다. 수익을 바라본다면 투자는 적고 수익성이 높은 상품밖에 판매할 수밖에 없는데 이는 진정한 고객 관점은 아니다”라며 “장기적으론 고객에게 금융상품을 선택함에 있어 마땅한 솔루션을 제시해줄 수 있는 플랫폼이어야 한다. 그 시점에서 아이올은 먼저 모바일 시장에 먼저 진입한 프리미엄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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