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부담 낮추고, 정교한 차익거래 가능…거래량 증가 기반 마련
시장변동성 증가시 헷지·투기적수요 늘어 “파생거래 활성화 기대”

<대한금융신문=김미리내 기자> 코스피200파생상품 거래단위(승수)가 절반으로 줄어들면서 변동장세에서의 파생상품 거래 증가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단기적으로 승수인하 효과가 크지 않을 지라도 미국의 금리인상 가속화 등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경우 헷지수요 및 투기적 거래수요 증가로 파생상품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증권 전균 연구원은 “승수 인하로 기본적으로 거래량이 늘어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으나 아직 시장이 따라주지 못해 거래량이 늘지는 않았다”며 “승수 인하로 단순 산술적으로 거래량이 늘었다는 의미보다는 좀 더 정밀한 헷지 거래 및 차익거래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향후 시장변화에 따른 기대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에는 선물 한 계약 단위가 약 1억3000만원으로 10계약만 해도 13억원으로 단위가 커 정밀하게 헷지 수요를 충족하지 못한 점이 있다”며 “승수 인하로 계약 단위가 6500만원으로 줄어 투자자들의 거래 부담이 줄어드는 동시에 보다 정밀한 차익거래와 헷지가 가능해지고 미니선물 승수 역시 줄어 연계 가능한 상품 규모도 늘었다”고 덧붙였다.

한국거래소는 규제 강화로 쪼그라든 파생상품시장 거래 활성화를 위해 전날부터 코스피200선물 및 옵션 거래 승수를 해외 주요 지수 파생상품과 유사한 수준인 절반으로 낮췄다. 이에 코스피200선물·옵션 거래 단위가 현행 50만원에서 25만원으로, 미니코스피200선물·옵션은 10만원에서 5만원, 코스피200변동성지수선물은 50만원에서 25만원으로 하향 조정됐다.

그러나 당장의 승수 인하 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승수인하 첫날 코스피200 정규 선물거래는 12만4000계약으로 집계됐다. 지난주 평균 계약이 9만건으로 승수 인하를 감안할 경우 18만 계약으로 늘어야 했지만 이에 미치지 못한 것. 또 올해 평균인 20만계약(승수 인하를 감안해 2배수)에 비해서도 크게 낮았다.

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 박찬수 팀장은 “기존과 같은 규모의 헤지거래 투자가 이루어질 경우 승수 인하 효과로 거래량이 두 배로 늘어나지만 시장상황에 따라 실상 규모가 커질지는 알 수 없다”며 “다만 투자자들의 예치금 부담이 낮아져 향후 거래 증가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투자자보호 차원에서 투기성 거래를 막기 위한 파생상품 규제 강화와 시장 활성화 자체가 배치되는 만큼 활성화를 위해서는 파생상품 차익 양도세 부과 등 강화된 규제의 추가적인 완화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시장 변동성이 낮아 파생상품 거래에 좋은 환경은 아니다”라며 “때문에 승수인하 효과를 단기간에 논하기는 어렵고 기존의 시장진입의 불편함, 과도한 거래대금 부담을 줄여 좀 더 많은 거래가 이루어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만큼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경우 헷지수요, 투기적 거래수요가 늘어나 승수 인하에 대한 소기의 성과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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