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사무업무 SW로봇이 대체…비용∙시간 절감효과 大
AI 수준 높아지며 전문영역까지 빠른 속도로 확산될 것

금융권의 핵심 정보관리시스템이었던 ERP의 영역을 로봇 소프트웨어가 침투하기 시작했다. 로봇이 대신하게 된 업무는 비용과 시간이 크게 절감되는 성과를 거두며 그 확산 속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ERP(Enterprise Rsources Planning)는 기업의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통합정보시스템으로 대규모 투자와 짧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수년의 개발이 필요한 시스템이다.

하지만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데이터와 산업 환경이 급속도로 변화하며 사무자동화와 ERP를 통한 업무 효율성 개선은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많은 인력이 여전히 불필요한 단순업무에 시간을 소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ERP의 대안으로 등장한 SW로봇은 글로벌 은행과 보험사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며 비즈 오퍼레이션(Biz Operation)의 미래로 주목받고 있다.

SW로봇 확산의 가장 큰 원동력은 눈에 보이는 ‘비용절감’이다.

은행은 반복적인 사무업무를 자동화시키는 로보틱 프로세스 오토메이션(Robotic Process Automation)을 통해 백오피스와 고객대응 분야에서 23%의 비용절감을 경험 중이며 2020년 미들 오피스까지 적용 범위가 확장되면 46%의 비용절감 효과를 예상하고 있다.

보험사 또한 고객 및 계약관리, 위험 관리 등 대부분의 업무에서 18%의 비용절감을 경험 중이며, 2020년까지 그 수준이 47%로 확대될 전망이다.

실제 SW로봇을 도입한 글로벌 은행은 11명의 직원이 담당했던 하루 2500건의 하이리스크 고객 대출 심사업무를 20개의 로봇에게 맡김으로써 기존 직원들을 고부가가치 업무로 전환시킬 수 있게 됐다. 영국의 한 보험사도 3~4일이 소요되던 500건의 보험증권 처리를 SW로봇 기반의 프로세스 자동화를 통해 30분 만에 업무처리가 가능해졌다.

특히 최근 인공지능의 수준이 크게 높아지며 AI와 결합한 로봇은 단순업무를 넘어 전문가 영역까지 업무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AI는 이제 정해진 명령에 따라 단순 반복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2단계를 넘어 패턴인식을 통해 고차원 분석 및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3단계로 진화하고 있으며, 향후 4~5년 내에 음성과 사진 패턴인식 등을 통해 업무 범위가 급속도로 확산될 전망이다.

금융권의 대표적인 AI 로봇 활용 영역은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로 기업 데이터와 외부 유통 정보의 자연어 처리 및 사회인식 알고리즘을 통해 투자의사 결정 및 자산운용 분야에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미국의 로펌인 ‘베이커&호스테틀러’는 변호사 업무 중 가장 많은 시간이 들어가는 판례 분석을 로봇이 대체하고 있으며, 미국 ‘앤더슨 암센터’도 암진단에 로봇을 활용해 일반 의사의 암진단 오진율을 20% 낮추고 대장암(98%), 방광암(91%), 췌장암(94%)을 진단하는 놀라운 결과를 보여줬다.

포스코경영연구원은 로봇 자동화 시스템이 현재 금융분야에서 활용 비중이 가장 크지만 앞으로 제조 및 서비스, 에너지 등 전 산업의 공통적인 사무자동화 시스템으로 확산될 것으로 예측했다.

정제호 수석연구원은 “비즈 오퍼레이션 자동화에 따라 변화된 인적자원을 운영하기 위해 인력수급 계획 및 고부가가치 업무로 역량 전환 등 새로운 조직 모델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노동 중심에서 기술 중심으로 업무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기술 중심으로 조직이 전환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해 단계적인 진화 방안을 설계하고 중장기적인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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