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 절감만을 위한 점포 축소…디지털 시대 역행
고객 편의성∙직원 전문성 강화, 장기 목표로 잡아야


최근 핀테크 혁신기술과 함께 디지털 채널이 급성장함에 따라 은행들의 영업점 운영전략이 다변화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저성장 저금리 환경이 지속되면서 은행들은 최대한 많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점포를 늘리고 더 많은 직원을 고용해 비즈니스 성장 기회를 포착해야 했다. 하지만 문제는 고객들은 예전처럼 점포를 자주 찾지 않게 됐다.

지난해 입출금, 자금이체 거래의 창구이용 비중은 10.9%에 불과한 반면 인터넷, 모바일뱅킹은 42.1%, CD/ATM 35.7%, 텔레뱅킹 11.3%로 나타났다. 10년 전 창구 이용비중이 30%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대폭 감소한 수치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손준범 연구원은 “현재 은행권의 영업점 운영전략은 점포축소와 같은 비용 효율화 측면이 강한 것으로 판단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객 편의성 증대에 목표를 둬야 한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기존의 천편일률적인 점포확장 전략에서 탈피해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글로벌 은행들은 기존 점포망을 기능 및 형태별로 다변화해 거점을 중심으로 대형금융센터, 중소형 점포, 셀프서비스 점포 등으로 재구성했다. 채널 네트워크를 최적화하는 과정에서 전통적 형태의 점포를 통폐합하는 한편 역할을 다변화해 비용 효율성을 높였다.

JP모건, 바클레이즈 등은 영업점에 혁신기술 기반의 옴니채널 환경을 구축해 모바일 등 비대면채널과 영업점 간 연계를 강화했다. 점포 전면부에 스마트 ATM을 배치해 간단한 거래업무를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고 후방에 상담공간을 배치해 직원이 대고객 금융상담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국내 은행들도 영업점 운영전략에 변화를 꾀하기 시작했다. 모바일, 인터넷뱅킹 등 비대면채널 이용이 늘고 점포를 찾는 고객이 줄어들면서 영업점 채널을 축소하거나 운영전략을 다변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한국씨티은행은 대규모 지점 통폐합을 통해 대형 자산관리센터를 거점에 구축하고 금융상담에 중점을 두는 한편 디지털채널 강화와 계좌수수료 도입을 통해 단순거래 등을 비대면채널로 유도하고 있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모바일 채널을 강화하는 동시에 계열사 복합점포, 야간점포, 스마트 키오스크 등 점포 다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국내 은행들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단순거래를 비대면 방식으로 유도함과 동시에 직원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인재를 양성하고 관련 인사제도를 혁신하는데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손 연구원은 “점포전략 변화가 비용절감에서 시작됐다 하더라도 은행은 고객 편의성 향상에 궁극적인 목표를 둬야 할 것”이라며 “또 비대면채널 활용이 늘어날수록 고객문의가 증가하는데 연결이 지연되거나 기대하는 수준의 답변을 얻지 못한다면 고객의 불만은 누적될 수 밖에 없다. 고객의 금융거래 트렌드인 모바일, 인터넷뱅킹 기능을 향상시키고 비대면채널의 소통창구로서 콜센터 서비스 역량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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