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발행량 감소가 원인…전년比 발행비중 11.4%p 감소
1~3일물↓ 7일물 이상 5.5%p↑, 3개월 초과물도 6.6배 증가

<대한금융신문=김미리내 기자> 지난해까지 폭증하던 전자단기사채(이하 전단채)의 초단기물 집중현상이 완화되는 모양새다.

콜 시장 차입규제로 몰렸던 증권사의 발행이 줄었기 때문인데,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장기채권시장 변화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초단기물 쏠림으로 신용·만기차별화 등이 되지 않았던 기존 문제들이 완화될 것으로 보고 긍정적인 신호로 평가하고 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단채 발행액은 총 235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58조1000억원 대비 22조7000억원, 8.8% 감소했다.

증권사의 전단채 발행 축소가 대부분의 감소를 이끌었다. 지난해 1분기 168조2000억원을 발행하며 전단채 발행금액의 65.2%를 차지했던 증권사들은 올해 1분기 126조6000억원(전체 대비 발행 비중 53.8%)을 발행해 1년 새 발행규모가 24.7% 줄었다.

지난해 2분기 발행비중이 67.7%(182조8000억원)로 정점을 찍은 뒤 4분기 연속 발행량과 비중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특히 올해 1분기 들어 발행비중 감소폭이 컸다.

   
 

저금리와 경기침체 등으로 장기물에 대한 리스크가 높아 지난해 단기물로 시장수요가 집중됐으나, 지난 3월 미국의 금리인상과 이에 따른 장기물의 영향으로 단기채 시장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채권금리 상승은 단기채에 직접적인 영향을 크게 미치지는 않지만, 향후 단계적 금리인상이 예고돼 있는 만큼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특히 1분기에는 증권사들의 단기 자금상황이 좋아 발행량이 준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또한 전단채 대비 조달 금리가 낮은 환매조건부채권(래포)이 단기자금 확보를 대체하는 역할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1분기 전단채 발행이 크게 감소한 증권사는 대신·KB(구 현대증권)·메리츠·NH 등으로, 대신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대비 전단채 발행이 6조원 가량 줄었는데, 이를 조달금리가 더 좋은 환매조건부채권(래포)로 대체했다”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채권운용 포지션 변동에 따라 전략적으로 물량 조절했다”고 밝혔다.

이같이 초단기물에 집중했던 증권사들의 발행 비중이 줄어들면서 1~3일물 발행량이 줄고 3일물 이상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분기 기준 1~3일물의 비중은 전체의 64.5%로 대부분을 차지했으나 올해 1분기 59%로 5.5%포인트 감소했으며, 7일물~3개월물이 35.3%에서 40.8%로 5.5%포인트 증가했다. 증권신고서 제출 면제기간인 3개월물 이내 발행이 여전히 99.8%를 차지하지만 3개월 초과물도 0.2%로 전년(0.03%) 대비 6.6배 증가했다.

자본시장연구원 이효섭 연구위원은 “지난해 발행이 쉬운 전단채로 쏠림현상이 심화됐는데, 이는 담보가 있는 RP(환매조건부채권)에 비해 오히려 싸게 자금을 조달하는 측면이 있어 모럴헤저드 위험 및 금리 신용차별화가 일어나지 않는 등이 문제가 있었다”며 “시장 전체적으로 쏠림현상이 줄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모습으로 평가되며 비즈니스 차원 및 레버리지 비율, 금리변동성 등 종합적인 측면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초 콜 시장에서 신용등급에 상관없이 동일금리를 사용했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전단채를 도입, 신용차별화를 꾀했으나 1일물로 물량이 집중돼 RP 등과 실질적인 금리차이가 이루어지지 않는 문제점이 제기됐으나 초단기물 집중현상이 완화됨에 따라 우려됐던 리스크가 줄어들 것으로 점쳐진다.

단 전단채는 채무불이행, 즉 미상환에 대한 잠재적 리스크가 존재하고 정보공개 및 비용 부담 등으로 초단기채를 선호하는 현상이 여전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사전적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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