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지원과 자국기업이 만들어낸 거대한 내수시장의 힘
한국 스타트업과도 협력 원해…중국 틈새시장 열려 있어

중국의 디지털경제가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규모로 성장했다. 뛰어난 ICT기술을 보유한 한국의 스타트업이 각종 규제로 성장을 저해받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이 같은 성장세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디지털경제는 인터넷과 ICT기술을 통해 발생되는 모든 경제활동을 의미하는 말로 지난해 중국의 디지털경제 규모는 22조4000억위안을 기록하며 전 세계 국가 중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KIEP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중국의 디지털경제는 융합부문이 성장을 주도하며 그 비중이 2016년 76.2%까지 늘어났으며 서비스업이 디지털과 결합하며 부가가치 또한 크게 상승했다.

모바일 금융결제 서비스인 알리페이(Alipay)와 위챗페이(Wechatpay)는 이미 도시지역에서 현금을 대체하는 결제수단으로 부상했고, 결제 데이터를 활용한 신용평가를 통해 개인별 맞춤형 금융상품을 제공하는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또 디지털 기술이 실물경제와 결합하며 나타난 O2O 서비스는 생산자 중심이 아닌 ‘수요자 중심’시장으로 사회를 변화시키고, 한정된 자원의 활용도를 높이는 ‘공유경제’가 새로운 소비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중국 디지털경제의 성장 뒤에는 중국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력이 함께 했다.

중국정부는 민간에서 일어난 인터넷 혁신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주목하고 2015년부터 디지털 경제와 관련된 전략 수립 및 각종 지원정책을 발표했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 개최된 아홉 차례의 경제현안회의에 매번 ICT업계 대표와 주요 민영 기업가를 초청해 다양한 의견과 발전 방안을 청취했고 그 과정에서 텐센트 마화텅 대표가 제기한 ‘인터넷 플러스(+)’는 2015년 국가발전전략으로 채택됐다. 또 지난해 9월 중국 항저우에서 개최된 G20 정상회의에서는 처음으로 디지털경제 발전과 협력에 관한 국제적 합의를 도출하기도 했다.

중국 디지털경제의 가장 큰 특징은 자국기업이 만들어낸 거대한 내수시장이다.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등 로컬기업이 중국 디지털경제의 발전을 주도하며 거대한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중국에 해외 IT기업이 단독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서버를 중국 내에 설치하고 중국 법에 따른 소스파일 공개 등 까다로운 규정을 만족시켜야 하기 때문에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업체들은 중국에서 직접 사업을 추진하기 힘든 상황이다.

결국 미국에서 생겨나 성공한 비즈니스 모델은 1~3년 뒤 중국시장에 맞게 로컬라이징 되어 등장하며 해당 분야 또한 중국 업체들이 대부분 장악하고 있다.

중국 디지털경제의 고성장은 앞으로도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중국의 인터넷 사용자 수는 현재 7억3100만 명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이지만 인터넷 보급률은 53.2%(2016년 기준)에 불과하다. 매년 4000만명 이상 인터넷 사용자가 증가하고 있어 디지털경제에서 인구보너스 효과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기업이 혁신을 주도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방식으로 신산업이 끊임없이 등장하고 경쟁을 통한 질적 제고가 이뤄지고 있다. 반면 한국은 발전된 ICT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포지티브 방식의 규제로 혁신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KIEP 오종혁 중국전문연구원은  “중국에는 첨단과 전통산업이 공존하고 있어 여전히 많은 분야에서 혁신 수요가 존재하며 일부 지방도시는 혁신 능력을 보유한 한국 스타트업과 협력을 원하고 있다”며 “정부간 협력이 가능한 쓰촨성 청두(成都)를 우선적으로 거점화해 인력과 시장정보 교류를 확대하고 스타트업의 중국 진출 및 창업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인큐베이터 운영 협력방안 등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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