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로보시장, 자문인력 투입된 금융투자회사가 서비스 주도
전문 스타트업도 알고리즘과 자문상담 결합하며 방향 전환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의 주도권이 초창기 핀테크 스타트업에서 대형 금융투자회사들로 중심축이 옮겨가고 있다. 고객들이 100% 로봇에게 의지하기 보다는 일부분이라도 고급 자문인력의 상담과 관리를 받길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세계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미국은 지난해부터 대형 금융투자그룹들이 배터먼트(Betterment), 웰쓰프론트(Wealthfront) 등 순수 로보어드바이저 스타트업을 제치고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이들은 인간의 개입이 없는 순수 로보어드바이저 모델과 달리 증권사와 자산운용사가 함께 참여하고 자문인력이 고객상담 및 자산운용에 일정부분 관여하는 하이브리드형 서비스 방식을 취하고 있다.

대표적인 하이브리드형 로보어드바이저는 지난 2015년 5월 출시된 뱅가드(Vanguard)의 뱅가드 퍼스널 어드바이저(Vanguard Personal Advisor) 서비스를 들 수 있다.

이 서비스는 기본적인 자산배분은 자동 알고리즘으로 이뤄지지만 자문인력이 고객의 투자목표 및 재무상황에 맞게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등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고객은 홈페이지와 모바일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운용상황을 점검할 수 있으며 언제든 자문인력과 전화, 이메일, 화상채팅 등을 통해 상담이 가능하다. 투자금액이 50만달러 이상인 경우 전담 자문인력도 배치된다.
글로벌 금융투자그룹도 시장의 성장세와 함께 적극적으로 로보어드바이저 출시를 준비 중이다.

골드만삭스(Goldman Sachs)는 대중 부유층을 대상으로 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제공을 위해 관련 인력을 채용 중이며,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도 올 하반기 관련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웰스파고(Wells Fargo) 또한 전문 로보어드바이저 업체와 제휴해 2분기 중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Intuitive Investor)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는 미국 로보어드바이저 현황을 분석한 보고서에서 대형 금융투자회사의 높은 브랜드 인지도와 넓은 고객층, 매력적인 보수율이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았다.

대중적인 브랜드 인지도와 신뢰를 갖춘 대형 금융투자그룹은 순수 로보어드바이저 업체에 비해 마케팅이 수월하고 계열은행 고객 및 증권·펀드 거래 고객 등 기존에 보유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빠르게 가입자를 확대할 수 있다.

또 관리자산 규모가 큰 고객일수록 자문인력이 개입된 서비스 선호도가 높고, 자문인력이 관리함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인 투자일임 보수율(0.7~1.0%)에 비해 저렴한 보수율(0.3%)이 고객에게 큰 매력 요인이 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는 “점차 순수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들이 기존 금융업체와 제휴하거나 피인수되며 고객에게 자문인력 서비스와 알고리즘 기술이 결합된 하이브리드형 서비스로 전환되는 추세”라며 “향후 자문인력 서비스 선호가 증가하고 전문 스타트업들이 신규고객 확보를 위한 비용부담이 커지며 하이브리드 서비스 중심으로 시장 재편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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