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년 평균 배당성향 58.1%…상장후에도 50% 이상 유지 공약
“RBC 및 배당성향 높아 매력적” 일부 장기적 관점 우려 지적도

<대한금융신문=김미리내 기자> ING생명이 생보주로선 이례적으로 공모밴드 내 높은 공모가를 확정하며, 올해 IPO(기업공개) 대어 역할을 톡톡히 할 전망이다.

시장 및 관련 업계에서는 저성장 기조 하에서 장기적 성장성 보다 고배당을 강조한 효과가 흥행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생보업종은 장기 계약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기존 상장 생보사들의 경우 상장 시 장기 성장 가능성을 어필하기 위해 대표적 수익성 지표인 ROE(자기자본이익률)를 강조해 왔다. 그러나 삼성생명을 제외한 동양·한화·미래에셋생명의 공모가가 제시범위 하단이나 그 미만에 그쳤고, 이후 대부분 공모가를 회복하지 못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이른바 ‘생보사 상장 징크스’를 만들어 왔다. 더욱이 일반기업과 달리 특별한 주가등락 이슈가 없어 변동성이 낮고, 금리상승 및 시장에 따른 영향을 주로 받아 사실상 비선호주로 낙인찍혀 왔다.

때문에 ING생명이 이번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공모밴드(3만1500원~4만원) 하단을 상회하는 공모가(3만3000원)를 확정한 것은 삼성생명 상장 후 7년 만으로 이례적인 일로 평가받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에 따라 일반청약에 대한 흥행 기대감도 높이고 있는 상태다.

금융투자업계는 생보주에 대한 낮은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흥행을 이끈 이유로 높은 배당성향을 꼽았다.

IPO 대표주관사 중 하나인 삼성증권 관계자는 ”기관 수요예측 물량의 85%가 공모가 이상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는데, 지급여력비율(RBC) 및 배당성향 등 ING생명의 강점과 금리상승으로 보험사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 등이 어필한 결과”라며 “그간 증시의 생보사 상장 징크스를 깼다”고 밝혔다.

앞서 메리츠종금증권 김고은 연구원은 “ING생명은 상장된 타 생보사 대비 RBC(지급여력비율)가 높고 이미 긴 자산듀레이션을 보유하고 있으며, 높은 배당성향을 유지하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평가하며 “사망담보 비중이 커 수익성에 기여할 전망이며, 사차손익 규모도 안정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실제 ING생명의 최근 3년간 평균 배당성향은 58.1%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2014년 45.0%, 2015년 59.9%, 2016년 69.4%로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으며, ING생명은 상장 후에도 배당성향 50% 이상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새 회계제도인 IFRS 17 도입으로 보험사의 부채가 급격히 늘어날 것을 우려, 금융당국이 대형 생보사들을 비롯해 보험업계에 배당을 축소하고 내부유보를 늘릴 것을 권고함에 따라 업계 전체적으로 배당을 줄이는 추세여서 이 같은 행보는 더욱 두드러지는 모양새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생명의 배당성향은 전년 대비 16.9%포인트 줄어든 10.6%를 기록했으며, 한화생명 7.6%(전년 대비 –17.9%포인트), 미래에셋생명은 25.16%(2.36%포인트 증가)를 기록했다. ING생명과 비교하면 6분의 1 정도의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높은 배당성향으로 투자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는 점이 부러울 따름”이라면서도 ”다만 이는 매각에 따른 차익실현이 목표인 사모펀드가 대주주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생보사 상장이 연이었던 2009~2010년도에 장기성장성을 강조하기 위한 ROE가 강조됐던 것과는 다른 방향의 프레임으로 보인다”며 “자산운용수익률을 올리려면 리스크도 상승하는 등 보험업의 특성상 장기적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많다는 점에서 단기 투자 수익성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의 성장 가능성을 투자자들에게 제대로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ING생명은 지난해 말 기준 상장 생보사 가운데 가장 높은 RBC(319.2%)를 유지 중이어서 상대적으로 배당 축소 유인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관계자는 “IFRS 17 도입시 보험사의 부채가 급격히 늘어날 것이 우려되는 상황이나 회사마다 부채가 늘어나는 양과 내부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무조건 배당을 축소하라는 입장은 아니다”며 “ING생명은 부채규모가 크게 늘지 않고 IFRS 17 도입에 따른 영향도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고 있어, 영향이 크지 않을 경우 배당에 크게 문제가 될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시장에서는 지속적인 채권 매각에 따른 이익을 전제로 경상적 ROE를 6% 수준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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