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감도 높은 보험·증권 등 전 금융권 리스크 사전 대비 차원
예보, 금리변동·LAT·가계부채 등 예보료 평가모형 적용 고려

<대한금융신문=김미리내 기자> 미국의 금리인상이 국내 금융권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됨에 따라 예금보험공사(이하 예보)가 금융권 부실을 막기 위한 선제적 대응 차원으로 금리인상을 비롯해 이슈가 되는 새로운 지표들을 차등보험료율제에 적용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다.

27일 예보에 따르면 올해부터 새로운 차등보험료율제의 평가대상연도가 적용됨에 따라 기존에 구체화된 평가부문 외, 상시적 변화를 반영할 수 있는 재무위험관리능력 평가모형에 금리인상(변동) 및 LAT(보험부채 적정성 평가), 가계부채 등을 업권별로 영향을 미칠 평가지표를 검토 중이다.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당국을 비롯해 각 업권 내에서도 지속적으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함에 따라 대내외 금융환경 변화 등 위기상황이 관리 가능한 범주로 인식되고 있지만, 대부분의 평가에 후행적 지표들이 사용된다는 점에서 리스크를 낙관적으로 보는 경향이 강한 것도 사실”이라며 “실제 일부 한계·취약금융사들의 경우 내부 리스크관리 실패, 과도한 위험 감내 등으로 부실이 발생하고 있어 이 같은 위험을 대비하기 위해 현 시점에서 금융권에 영향이 큰 금리인상 등 업권별 요소들을 지표화 해 평가에 반영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보는 이와 관련해 한국금융연구원, 보험연구원 등 외부 전문기관과 금융사들을 대상으로 의견을 수렴 중이다.

차등보험료율제는 경영 및 재무상황 등을 고려해 개별 부보금융회사별로 예금보험료율을 달리 적용하는 제도다. 아직 추가적인 평가지표가 구체화 되지 않았지만, 금리상승(변동) 등의 지표가 적용될 경우 금융권 전반에 손실이 우려되는 만큼 일부 예보료 상승 부담도 예상된다.

금리상승은 순이자마진(NIM) 증가, 이차역마진 개선, 운용자산이익률 상승 등 수익성 측면에서 일부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되나, 사실상 대손비용률, 조달비용 상승, 채권평가손실 등의 민감도가 더 높아 금융권 전체 수익을 끌어내릴 것으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금리인상 영향이 가장 클 것으로 평가되는 보험권의 경우 이차역마진 개선, 운용자산이익률 상승 등 수익성 측면에서 일부 긍정적이지만, 장기간의 저금리 기조를 거치면서 만기보유증권을 매도가능증권으로 재분류해 자본확충 효과를 누려왔던 만큼 반대로 금리상승 시 채권평가손실에 따른 자본감소로 건전성 지표인 RBC(지급여력비율) 하락이 예고되고 있다.

증권사 역시 파생결합증권(ELS 등), RP매도가 늘면서 채권운용액을 지속적으로 높여와 채권평가손실에 따른 수익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상대적으로 영향도가 가장 낮을 것으로 평가되는 은행권 역시 금리상승에 따른 순이자마진(NIM)증가보다 대손비용률 증가가 금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지방은행들에 미치는 부담이 클 전망이다.

예보 관계자는 “국내 금리인상 등에 대비해 금융권에 미치는 부실위험 영향을 평가에 반영할 수 있도록 관련 내용들을 보완지표로 운영하는 방안을 계획 중이며, 이 외에도 현 시장상황에서 가장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가계대출, 경기민감 관련 업종에 대한 여신관리상황 등을 지표로 선정해 리스크 관리에 선제적으로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업계 의견 수렴 등을 거친 새로운 평가 지표는 올 하반기 구체화 돼 내년 평가 시 반영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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