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연봉제 폐지, 낙하산인사 근절 등 노동정책 유대

심상정 지지 선언한 민주노총 산하 노조도 ‘文 지지’

<대한금융신문=염희선 기자> 금융권 노조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지지 선언에 나섰다.

지난 18대 대선부터 이어져온 정치적 연대와 성과연봉제를 대화 없이 시행한 현 정부에 대한 반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권 노조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지지로 기울어진 상황에서 금융권 전‧현직 경영인들의 대선후보 지지 선언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KB금융 노동조합 협의회는 지난 25일 문재인 대선후보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 KB금융 노조 협의회는 KB국민은행, KB국민카드, KB손해보험, KB신용정보, KB증권, KB캐피탈 등 총 2만여명의 금융권 종사자들이 소속돼 있다. 또한 KEB하나은행, 하나금융투자, 하나외환카드 등이 소속된 하나금융 노동조합 협의회 역시 지난 21일 문재인 대선후보에 대한 지지 선언을 발표했다.
 
특이점은 이들 협의회에는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 지지를 공식 선언한 민주노총 산하 단체들이 소속돼 있다는 점이다. KB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은 한국노총 산하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소속으로, 이미 한국노총이 문재인 후보를 공식 선언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

다만 KB국민카드, 하나외환카드 등은 민주노총 산하 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소속이기 때문에 민주노총의 심상정 후보 지지 선언과는 다른 노선을 선택한 셈이다.

이처럼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을 가리지 않고 금융권 소속 노조들이 문재인 후보 지지를 선언한 까닭으로 노동 정책에 대한 공감과 당선 가능성이 꼽힌다.

실제 KB금융 및 하나금융 노조 협의회는 문재인 후보가 성과연봉제를 비롯한 금융분야 이슈에 대한 이해가 깊고, 금융산업의 적폐를 청산할 유일한 후보라며 지지 이유를 밝혔다.

문재인 후보 역시 △성과연봉제 폐기 △낙하산 인사 근절 △금융산업 저임금직군 임금격차 해소로 양질의 일자리 확대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고용안정 방안 마련 △경영평가 및 예산지침을 통한 정부의 불합리한 노사관계 개입방지 △노동기본권을 훼손하는 협동조합의 과도한 MOU 개선 등의 정책실현을 위해 금융권 노조와 협력할 것을 약속한 바 있다.

반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에 대해서는 금융권의 지지 선언이 전혀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의 경우 금융권 노동자를 귀족노조라고 바라보는 시선, 금융권 청년 신입 직원 초봉 일괄 삭감, 성과연봉제 도입 강요, 국민행복기금‧청년희망펀드‧ISA와 같은 실효성 없는 생색내기 정책, 금융당국의 낙하산 인사 등에 책임이 있는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후임자라는 이유로 지지 선언이 나오지 않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경우 금융권 노조와 연대가 없고, 금융권과 관련한 공약에서도 특색을 찾아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금융산업의 공공성을 회복하고 금융산업의 민주화를 위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제19대 대통령선거에서 당선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금융권 노조의 문재인 후보 지지 선언이 이어지면서 금융권 전‧현직 경영진의 대선후보 지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18대 대선에서는 김진만 전 공무원연금관리공단 이사장, 이덕훈 전 우리은행장,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 윤광림 전 제주은행장 등 전·현직 금융권 최고경영자 1365인이 포함된 희망금융포럼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경제민주화와 금융선진화의 적임자라며 지지를 선언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체로 선거철이 되면 금융권 경영자들은 자유한국당 등의 보수계열 후보를 지지하고, 금융권 노조는 더불어민주당과 같은 진보계열 후보를 지지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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