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가입자 확보 총력, 할인 혜택 ‘집중’
고연령 운전자 등 車보험료 양극화 가중

▲ <자료=보험개발원>

  <대한금융신문=박영준 기자> 자동차보험의 각종 할인 혜택이 30~40대, 부부 운전자에 집중되고 있다.

반대로 고 연령자나 운전범위에 제한이 없는 가입자들은 이들 가입자가 받은 보험료 할인을 고스란히 보험료 할증으로 짊어지고 있어 가입자별 자동차보험료 양극화는 가중될 전망이다.

11일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체 개인용자동차보험 가입대수는 1524만대로 이들 차량이 낸 총 손해액은 7조2996억원이다.

개인용 자동차보험 1대당 평균 47만9천원의 손해를 낸 것이다.

이를 기명피보험자 1인, 부부, 가족 등으로 운전자 범위를 제한하는 ‘운전자 한정 특약’ 별로 살펴보면 부부 한정의 대당 평균 손해액이 40만5천원으로 가장 낮았다.

뒤이어 기명피보험자 1인(47만원), 가족 한정(56만6천원), 기타(59만8천원), 누구나 운전(66만9천원) 순이었다.

즉 부부한정이나 기명피보험자 1인으로 운전자를 제한하고 있는 가입자들이 가족이나 가족+지정 1인, 가족+형제 등보다 평균적으로 사고를 덜 내고 있는 것이다.

손해액은 곧 손보사의 보험금 지급으로 이어진다. 그간 손보사들이 보험금 지급을 줄이기 위해 운전자 범위를 적게 한정할수록 보험료를 더 깎아주고 있었던 이유다.

부부 한정의 경우 운전범위를 제한하지 않는 누구나 운전보다 보험사별로 자동차보험료가 15~29%까지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운전자한정 범위가 좁아질수록 지급보험금이 줄어드는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손보사들도 운전자 범위 한정을 통한 할인 이외에도 ‘부부’에 타깃을 두고 할인 혜택을 집중하고 있다.

더케이손해보험은 지난달 28일 기존 전화 가입(텔레마케팅)보다 평균 4.4% 저렴한 ‘에듀카인터넷자동차보험’을 출시했다.

이전에도 전화와 인터넷으로 가입이 가능했지만 더 저렴한 보험료의 인터넷 자동차보험을 새로 내놓은 것이다. 다만 운전자범위를 기명피보험자 1인이나 부부만으로 제한할 경우에만 가입할 수 있다.

더케이손보에서 인터넷을 통해 자동차보험에 가입한 가입자들의 약 70%가 30~40대란 점을 미뤄볼 때 해당 연령층의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악사손해보험은 인터넷 가입 고객 가운데 만 30~49세 고객을 대상으로 자동차보험료를 평균 3% 깎아주는 ‘3049 할인’ 특약을 운영하고 있다.

만 30~49세라면 자동으로 보험료가 할인되는데 이 특약도 운전자범위를 운전자 1명이나 부부로 한정할 경우에만 적용된다.

만 6~7세 이하 자녀가 있는 경우 자동차보험료를 7~8% 할인해주는 ‘자녀할인’ 특약을 운영하는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도 운전자범위를 제한(기명피보험자 1명·부부한정)해야 할인이 적용된다.

손보사마다 운행거리가 적을수록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마일리지 특약의 할인율을 높이는 이유도 연령대나 운전자범위에 따른 우량가입자 모집 전략의 하나다.

한 손보사 자동차보험 관계자는 “부부라면 30~40대 연령에 어린 아이도 한명씩 가지고 있을 것이고 대부분 직장인이라 차량 운행도 많지 않다”며 “최근 손보사마다 경쟁적으로 어린이 할인, 마일리지 할인 등을 내세우는 것도 결국 이들 연령층을 경쟁적으로 끌어당겨 수익성을 높이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30~40대 연령층에 대한 할인이 많아질수록 다른 연령층의 보험료 부담이 커진다는 점이다.

자동차보험은 특정 계층의 보험료가 낮아지면 다른 계층의 보험료가 오르는 제로섬(zero-sum) 구조기 때문이다.

즉 손보사의 타깃 연령층을 제외한 가입자들은 사고 유무와 관계없이 보험료만 오르는 결과가 생기고 있는 셈이다.

다른 손보사 관계자는 “우량가입자에게만 할인을 집중하다보면 사고유무와 관계없이 보험료만 오르는 억울한 경우도 생길 수 있다”며 “아직 자동차보험 가입자 개인별로 보험료가 차등화 되지 않은 상황에서 수익성 개선에만 집중한 결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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