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율 인하에도 전체 카드사용액 증가 영향

삼성·현대·롯데, 전년동기 대비 10.4% 증가

<대한금융신문=이봄 기자> 영세·중소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에도 올해 1분기 기업계 카드사의 가맹점 수수료수익이 상승했다. 수수료율 인하로 인한 손해 수준보다 전체 카드 사용액 증가에 따른 수수료수익 증가가 더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업계 카드사(삼성·현대·롯데카드)의 가맹점 수수료수익은 총 8619억원으로 전년동기(7918억원) 대비 8.8% 상승했다. 

카드사별로는 삼성카드가 지난해 1분기 3208억500만원에서 올해 1분기 3542억9900만원으로 10.4%가 증가했다. 

현대카드는 1분기 3383억3740만원의 가맹점 수수료수익으로 전년동기보다 7.8% 늘었으며, 롯데카드도 같은 기간 119억2100만원(7.58%) 증가한 1691억1600만원으로 집계됐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카드사들이 영세·중소가맹점 부담 완화를 위해 수수료율을 0.7%포인트 인하해 연매출 2억원 이하는 0.8%, 2억 초과 3억 이하는 1.3%, 3억 초과는 2.5%의 수수료를 부과한 바 있다”며 “수수료율 인하에도 불구하고 전체 카드 사용액이 늘면서 가맹점 수수료수익이 증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영세·중소가맹점 수수료율 인하가 생각보다 기업계 카드사 수익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새 정부의 공약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정부는 영세·중소가맹점에 대한 우대 수수료율 기준을 연매출 2억원에서 3억원, 3억원에서 5억원으로 확대하고 가맹점 수수료율도 점진적으로 인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더불어 수수료율 첫 번째 구간의 0.8%를 점진적으로 낮추고, 두 번째 구간의 1.3%는 1.0%로 낮추겠다고 약속했다. 

업계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가 적정 원가에 기반해 3년마다 재산정하게 돼 있어 원칙적으로 2018년에 조정될 예정이지만, 새 정부의 의지와 카드업계의 가맹점 수수료수익 증가를 이유로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다만 카드사들은 문재인 정부의 카드수수료율 인하 공약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카드업계는 가맹점수수료율을 내리더라도 영세·중소가맹점이 받는 이익은 눈에 띄지 않는 수준일 뿐이며, 카드사의 수익 악화만 부추긴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는 갤럽에 의뢰해 전국 영세가맹점 500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영세가맹점이 경기침체(57.2%)와 임대료(15.8%)를 주로 겪는 어려움으로 꼽았으며, 가맹점수수료 때문에 힘들다는 대답은 2.6%에 불과해 영세가맹점 수수료율 인하가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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