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0억원 현금자산…“S&T, IB업무 확대 재원으로 활용”

<대한금융신문=김미리내 기자> KB증권이 자회사인 현대저축은행의 보유 지분 매각을 통해 얻은 재원을 IB(투자은행) 업무에 활용할 방침이다.

연간 400억~500억원대의 순익을 거둬들이던 자회사 매각으로 연결 손익이 줄어드는 점은 다소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지만, NCR(순자본비율) 증가와 더불어 IB업무 확대 등을 통해 이를 상회하는 수익을 거둬들인다는 복안이다.

KB증권은 24일 현대저축은행에 대한 보유주식 5560만주 전량을 오는 9월 15일 처분한다고 공시했다. 실사결과에 따라 차이가 발생할 수 있지만 처분금액은 장부가(2580억원)에 조금 못 미치는 2100억원 규모다.

매각이 이루어지면 보유하고 있던 주식 자산이 현금으로 전환됨에 따라 KB증권은 이를 재원으로 올해 본격적인 경쟁이 이루어질 IB 및 S&T(Sales&Trading) 업무 확대에 쓸 계획이다.

특히 증권사의 재무건전성 지표인 NCR을 150%포인트 이상 끌어올리는 효과도 기대된다. NCR은 영업용순자본에서 총위험액을 뺀 금액을 업무 단위별 필요유지 자기자본으로 나눈 수치로 계산되는데, 자회사 지분은 유동성이 없는 주식으로 분류돼 분자에 해당하는 영업용순자본에서 차감돼왔기 때문이다.

지분매각으로 유동성이 있는 현금으로 자산이 변경되면 영업용순자본이 2100억원 가량 늘어남에 따라 NCR이 큰폭으로 상승될 것으로 기대된다.

KB증권 관계자는 “현대저축은행 매각 대금에 대한 구체적인 용도가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확대하는 주력 업무인 IB 및 S&T부문 재원으로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IB 딜 등을 진행하면 (위험이 커지는 만큼) NCR이 낮아지는데, 현대저축은행 지분매각으로 NCR이 150%포인트 이상 상승할 것으로 기대돼 투자여력이 늘어나고 IB업무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연간 평균 400억원대의 연결기준 손익 손실도 예상된다.

현대저축은행은 2015년과 2016년 각각 연간 순이익 564억원, 374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 1분기에도 558억원의 영업수익과 10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KB증권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인(연결기준)인 1088억원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KB증권 관계자는 “연결기준으로는 분명 손익이 줄어드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면서도 “다만 매각대금을 자원으로 활용해 운용하는 영업성과에 따라 줄어든 손익대비 오히려 더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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