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간 시너지 노리는 금융지주 ‘영업망 확보 적극’

우리은행‧지방금융지주 관련 계열사 없어 소극적 행보

<대한금융신문=염희선 기자> 국내 금융사들의 복합점포 전략이 대비되고 있다.

계열사를 탄탄히 정비해둔 금융지주사들은 복합점포를 적극 확대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반면, 그렇지 못한 일부 은행과 지방 금융지주사들은 복합점포 전략이 정체돼 있거나 축소된 모습을 보였다.

금융권에 따르면 25일 기준 국내 금융권(신한‧KB‧하나‧JB‧BNK‧DGB금융, 우리‧기업은행)의 복합점포는 총 126곳으로 집계됐다. 최근 은행 등 금융권의 일반 지점 수가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복합점포 수는 2014년 10월 활성화 방안 발표 이후 크게 확대된 것이다.

신한금융과 KB금융이 복합점포 네트워크 확보 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은행과 증권 복합점포 42개를 보유하고 있으며, 은행과 증권 및 보험 복합점포는 총 3곳을 선보였다.

KB금융의 경우 지난달 은행‧증권 복합점포인 KB GOLD&WISE 목동PB센터를 개점하며 복합점포 31개를 확보했다. KB금융은 연내 10여곳을 추가로 개설해 은행권 최대 규모의 복합점포 영업망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하나금융 역시 현재 22곳인 복합점포를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으며, 5곳을 보유한 기업은행도 연내 3곳을 추가 개점할 계획이다.

이들 금융사의 복합점포 확대 전략은 계열 은행과 증권사, 그리고 보험사의 서비스를 한곳에서 제공해 계열사간 시너지를 극대화하는데 목적이 있다.

고객 입장에서는 은행과 증권, 보험사의 다양한 금융상품을 한곳에서 소개받고, 증여‧상속‧세무‧부동산 등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높은 서비스 만족도를 얻을 수 있다.

복합점포의 효과도 입증된 수준이다.

KB금융의 경우 지난 1~3월까지 복합점포에서 은행의 증권 소개영업 자산이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증권점포 소개영업 실적 9246억원을 1분기 만에 달성한 것이다.

농협금융의 복합점포도 은행에서 증권으로 소개한 영업이 건수 기준, 개별 점포보다 10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 관계자는 “비대면채널 확대로 지점을 찾지 않는 고객이 늘면서 일반 지점은 매년 축소하고 있지만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복합점포는 전략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며 “은행과 증권 등의 고객을 공유해 고객 범위를 넓히고 수익성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우리은행과 지방금융지주사들은 복합점포를 쉽사리 확대하지 못해 대조를 이루고 있다.

우리은행은 25일 기준 8곳의 복합점포를 보유하고 있지만 올해 신규 개점한 곳이 없다.

JB금융도 현재 보유한 복합점포는 1곳에 불과하고 확대 전략도 갖고 있지 않으며, BNK금융은 기존 4개에서 3개로 오히려 복합점포가 줄었다.

DGB금융은 복합점포가 없으며, 공동입점 형태의 유사 복합점포만 운영하고 있는 수준이다.

복합점포를 확대하지 않는 금융사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은행 이외의 증권 및 보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지 않거나 계열사의 경쟁력이 약하다는 것이다.

우리은행은 증권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지 않아 삼성증권과 협약을 통해 복합점포를 운영 중이다. 외부 금융사와 복합점포를 운영하고 있어 협업이 쉽지 않은데다가, 민영화 과정에서 한국투자증권 등의 증권 계열 과점주주가 등장하면서 삼성증권과의 복합점포를 확대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

JB금융도 증권 계열사가 없어 현대증권과 손을 잡고 복합점포를 내놨지만 현대증권의 KB금융 인수 이후 복합점포 확대가 요원해졌다.

BNK금융은 증권 계열사는 있지만 BNK투자증권이 리테일보다 홀세일 영업에 집중하고 있는 까닭에 시너지를 내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은행 관계자는 “지주 내 계열사가 아닌 외부 금융사와 협업할 경우 고객관리 측면에서 위험 요소가 있어 쉽게 확대하지 못하고 있다”며 “또한 지방은 수도권에 비해 복합점포에 대한 고객 니즈가 크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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