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1-18 16:01 (월)
핀테크로 파생된 복잡한 규제 ‘열쇠 쥔 레그테크’
핀테크로 파생된 복잡한 규제 ‘열쇠 쥔 레그테크’
  • 문혜정 기자
  • 승인 2017.05.26 15: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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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컴퓨팅, 인공지능, 블록체인…신기술이 계속해서 쏟아지는 금융환경에서 감독당국의 규제는 갈수록 복잡해지고 다양해지고 있다. 레그테크는 이러한 핀테크의 발전 과정에서 최대한 비용을 절감하며 규제를 준수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파생된 전문영역이다.

핀테크는 주요 고객이 ‘개인’이지만 레그테크의 고객은 ‘금융회사’다. 핀테크가 주로 개인 금융소비자에 초점을 맞춰 전통 금융회사와 경쟁했다면 레그테크는 규제를 금융회사 프로세스에 내재화시켜야 한다는 점에 차이가 있다.

◆블록체인, 레그테크 대중화의 도화선 될까

금융보안원은 “레그테크의 핵심 경쟁력은 금융업무의 이해 관점에서 규제를 어떻게 경제적으로 IT화 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이러한 관점에서 국내 금융사와 글로벌 대형금융사의 레그테크에 대한 접근 시각에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대형금융회사들은 컴플라이언스 실패로 천문학적인 벌금과 규제준수 비용을 감수하는 경험을 겪은 바 있다. 이들은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인하우스 형태로 방대한 양의 데이터와 자동화된 분석기술을 통해 신속한 규제대응 업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반면 국내 금융회사는 아직까지 컴플라이언스 비용을 IT비용과 별개로 구분해 컴플라이언스 부서의 인건비 중심으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국내 핀테크 기업과 P2P대출기업 및 자문사들도 고비용의 컴플라이언스 인력을 대체하기 위한 수단으로 레그테크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그에 합당한 비용 지출이나 자체 통제인력 육성을 깊이 생각하고 있지는 않다.

레그테크에 대한 관심이 낮은 국내 금융회사 입장에서 ‘블록체인’은 레그테크 보급 및 발전의 도화선이 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

국내외 금융권에서는 금융거래 비용을 획기적으로 감소시키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블록체인 기술 도입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블록체인은 거래정보를 기록한 원장을 특정기관의 중앙서버에 저장하는 방식이 아닌 P2P 네트워크상의 거래 참가자들에게 각각 분산저장하고 새로운 거래를 반영 및 갱신하는 작업을 공동으로 수행하는 기술이다.

카이스트 경영공학부 조창훈 교수는 “금융회사 원장DB를 분산원장 방식으로 대체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관련 법규 및 규제가 검토돼야 하기 때문에 블록체인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기 위해서는 레그테크가 핵심이 될 수밖에 없다”며 “레그테크 산업의 획기적인 발전 여부는 블록체인이 금융회사의 원장DB 구축 및 운영방식에 미치는 영향도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레그테크 위탁해도 책임은 금융회사가 져

현재 국내에서는 자본시장 법규 및 금융회사 업무위탁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투자자(금융소비자) 보호와 건전한 거래질서를 해칠 우려가 없다면 레그테크 서비스 이용에 제한은 없다.

하지만 내부통제 관련 업무기능을 외주에 위탁할 경우 수탁사인 레그테크 업체는 의사결정권한이 주어지지 않으며 업무와 관련된 의사결정은 금융회사가 직접 수행해야 한다.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45조(위탁이 금지되는 업무범위)에 따르면 업무 위탁이 가능한 내부통제관련 업무는 의사결정권한이 없는 ▲준법감시기능 ▲내부감사기능 ▲위험관리기능 ▲신용위험의 분석 및 평가기능 등이다. 또 전통적으로 법무법인의 역할이었던 ▲송무와 법률자문도 레그테크의 서비스 영역에 포함될 수 있다.

기본적인 컴플라이언스 기능 투자가 가능한 대형 금융회사들은 정보보안을 위해 대부분 인하우스 형태로 레그테크를 도입할 것으로 전망되며, 중소형사들은 비용절감을 위해 주로 일대다 서비스 형태의 레그테크 서비스를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규제대응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레그테크를 도입할 경우 이에 대한 책임 문제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레그테크 서비스 오류로 금융사고가 발생하거나 내부통제에 실패한다면 국내 법상 수탁사인 레그테크 업체 보다는 위탁사인 금융회사가 더 큰 책임을 지게 돼있다.

자본시장법에서는 의사결정을 제외한 업무 기능에 대해서만 위탁이 가능하다고 명시하고 있어 오류가 발생한 레그테크 서비스를 이용한다면 의사결정에 따른 책임은 위탁사인 금융회사에 있다.

또 외주를 준 이후 위탁사에서 자체적으로 컴플라이언스 운영을 하고자 할 경우 조직 내 컴플라이언스 전문인력의 부재와 내부역량 문제 등으로 운영이 더 어려워질 수 있어 수탁사에 대한 종속화 문제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조 교수는 “금융회사가 업무를 위탁할 경우 레그테크 서비스가 일으킬 수 있는 잠재적인 오류에 대해 합리적인 점검 및 검토를 수행한 후에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며 “또 레그테크를 이용하고 있는 중소형 및 신생 금융회사의 준법감시 인력들이 레그테크 서비스 오류를 적시에 인지할 수 있는지도 다른 차원의 과제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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