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본부장 80% 이상 계약직 이동
신계약 감소세…“매출 확대 악영향”

<대한금융신문=박영준 기자> 사업가형 점포 제도를 도입한 지 반년 만에 메리츠화재 영업점포 본부장의 80% 이상이 계약직으로 돌아섰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성과 중심의 영업조직 구축이 마무리 단계에 돌입한 것이다.

다만 점포 통폐합에 따라 설계사 숫자가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아직 감소세이던 신계약 실적을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불안 요소로 평가된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가 보유한 전속영업채널 103개 점포 가운데 86명의 본부장이 정직원에서 개인사업자로 전환했다.

계약직 전환 신청을 받은 지 반년만에 전체 점포의 80% 이상이 정직원 신분을 포기하고 월급 대신 영업실적에 따른 성과급을 받고자 나선 것이다.

메리츠화재가 지난해 12월 사업가형 점포 제도를 처음 도입할 당시 사업가형 본부장은 전체의 약 60% 수준이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역본부-지역단-영업지점’의 3단계 구조를 대형점포로 통합하고 영업지점을 기존 221개에서 102개로 통폐합한 바 있다.

대형점포는 중간 관리조직에 투입되는 비용을 줄이는 대신 본부장 및 일선 설계사에게 돌아가는 수수료를 늘리는 것이 핵심이다.

영업구조 개편 이후 올 1분기 메리츠화재 실적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올 1분기(1~3월) 당기순익은 88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44.2% 증가했다. 매출(원수보험료)과 영업이익도 1조5534억원, 1247억원을 거두며 각각 5.8%, 45.6% 늘었다

다만 보험업계는 영업구조 개편에 따른 실질적인 성과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메리츠화재가 지난 2015년과 2016년 희망퇴직, 점포 통합 등으로 직원과 설계사를 대폭 줄이면서 신계약실적이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메리츠화재의 올해 1분기 신계약건수는 88만5659건으로 최근 5년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신계약건수는 지난 2014년 1분기 99만923건, 2015년 1분기 99만640건, 2016년90만234건 등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장기보험 비중이 전체 매출의 80%에 이르는 메리츠화재 입장에서 신계약 실적 감소가 이어진다면 향후 계속보험료 수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손보사의 매출은 보험을 처음 가입할 때 발생하는 신계약보험료와 이전 계약들이 지속해서 납입하는 계속보험료의 합으로 이뤄진다.

즉 신계약이 줄어들수록 앞으로 메리츠화재의 보유계약에서 발생하는 보험료 수입이 감소해 전체 매출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한 손보사 고위 관계자는 “장기보험 매출 감소는 이차익 중심의 수익 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사업가형 점포가 비용 효율성 측면에서 당장의 수익지표는 끌어올릴 수 있겠지만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신계약 증가로 인한 매출 확대가 뒷받침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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