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전반 자동화로 획기적 비용절감 가능
실질적 활용 위해서는 全 단계 기술 공유돼야

블록체인 기술이 은행, 증권을 넘어 최근에는 보험업계에서 적극적으로 관련 사업에 투자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보험업계는 지난해 10월 5개 글로벌 재보험사 및 보험사가 손잡고 ‘블록체인 보험산업 이너셔티브(B3i: Blockchain Insurance Industry Initiative)’ 컨소시엄을 설립한 바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재보험사와 보험사 간 거래의 효율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올해 2월에는 일본 동경해상을 포함한 10개의 보험사가 추가로 참여했다.

핀테크 산업이 가장 크게 성장중인 중국 보험업계 역시 최근 시범 프로젝트를 완료하고 본격적인 블록체인 사업 추진에 들어간다.

상하이 보험거래소는 지난 4월 중국 9개 보험회사와 함께 블록체인을 이용한 보험회사 간 신용거래 시범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보험회사 간 신용거래에서 블록체인을 이용해 보험회사의 기능, 역량, 안전, 운영 및 관리를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블록체인을 이용한 신용거래는 추적 가능성이 높고 거래 내용을 조작하기 어려워 거래 리스크를 크게 낮출 수 있다.

상하이 보험거래소는 다음 블록체인 프로젝트로 보험금 산정 및 지급 등 거래 빈도가 높은 영업활동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고, 국제 재보험 플랫폼에 사용되는 수동조정 시스템을 자동조정 시스템으로 전환해 거래의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중국은 이미 지난해부터 다양한 보험사에서 블록체인 기술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양광보험은 중국 최초로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항공사고 보험상품을 출시해 피보험자와 항공정보를 입력하면 사고 즉시 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 3월에는 블록체인으로 포인트를 적립하고 이를 현금으로 전환시켜 송금할 수 있는 기술을 도입했다.

이안보험과 뮌헨재보험은 지난해 7월 블록체인 실험실을 공동 구축하고 온라인보험, 비트코인 거래 플랫폼 등을 개발 중이다. 평안보험은 지난해 8월 대표적인 글로벌 블록체인 컨소시엄 R3CEV에 가입하고 블록체인 기술 연구에 착수했으며 해외기관과 협력해 블록체인 기술을 공동개발하고 있다.

국내 보험업계도 올 하반기 1차 블록체인 도입 과제를 선정하고 사업자 선정에 나설 계획이다.

보험업계는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가 각각 블록체인 컨소시엄 테스크포스(TF)를 구성했으며 최근 삼성, 한화, 교보생명 등 19개의 생보사가 컨소시엄 참여를 확정했다. 생보업계는 삼성화재, 동부화재, 현대해상 등 손보업계 TF와도 블록체인 사업 연계를 검토 중이다.

블록체인 기술 도입에 가장 발 빠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교보생명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보험금을 지급하는 보험금 자동지급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현재 보험금을 수령하기 위해서는 보험 계약자가 병원에서 각종 서류를 발급받아 보험사나 팩스로 직접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블록체인 자동지급 서비스는 고객이 병원비를 지급함과 동시에 병원에서 바로 청구에 필요한 서류가 보험사로 전송되고 보험사가 해당 고객에게 보험금을 자동으로 송금하는 방식이다.

보험업계는 블록체인 기술이 보험 각 분야에 확대될 경우 큰 비용절감과 함께 보험사기 예방에도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보험사와 병원, 환자 간 블록체인 거래를 공유하면 환자 의료기록을 보호하면서 의료비 산출과 청구 과정을 실시간으로 점검할 수 있게 된다. 기존에는 보험금 지급 시 은행과 같이 공인된 제3자의 플랫폼을 이용해야 하지만 블록체인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험료를 자동으로 산정하고 지급하기 때문에 운영 효율성을 개선하고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

시작 단계부터 투명한 거래 과정이 공개되기 때문에 보험사기도 예방할 수 있다. 다이아몬드 등 고가품을 대상으로 한 도난보험이 출시된다면 고가품 생산부터 인증, 추적되는 과정이 블록체인으로 모두 기록되며 이 경우 보험사기를 위한 장부조작이나 허위보고서, 증명서 작성을 원천적으로 봉쇄할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블록체인이 보험산업에 도입된다면 중개자나 관리자 없이 스마트계약을 체결하는 P2P보험분야가 새롭게 개발될 가능성이 높다”며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보험상품 개발부터 보험금 지급까지 모든 가치사슬 단계에서 각 회사가 기술 플랫폼과 표준을 공유하는 면밀한 협조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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