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합의 거쳐 하반기 중 설립 계획

일각에선 “희망퇴직 신호탄” 해석도

<대한금융신문=염희선 기자> 우리은행이 퇴직직원 복지 강화에 나섰다.

상시 희망퇴직 등 인력 구조조정에 대비해, 직원들의 ‘제2인생설계’를 지원하는 안전장치 마련에 나선 것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올해 하반기 ‘전직‧창업지원센터(가칭)’ 설립을 위해 노사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위해 우리은행 노조는 현재 서울시 내의 센터 부지 선정을 위한 사전조사를 진행 중이며 커리큘럼 마련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우리은행 전직‧창업지원센터의 커리큘럼은 보여주기식 지원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제2인생설계를 도울 수 있는 방안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예를 들어 부동산 관련 업무 취업 지원, 바리스타 자격증 취득 지원, 인테리어 기술 획득을 위한 전문기관 연계, 자산관리 컨설팅 등 다양하고 전문적인 커리큘럼이 고려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은행 노조 관계자는 “창업지원센터는 퇴직자의 재취업 지원과 자산관리 컨설팅 등을 진행하기 위한 취지”라며 “퇴직을 준비 중이거나 이미 퇴직한 직원에게 체계적인 생애설계 프로그램을 제공해 고용 안전망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우리은행은 전직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퇴직직원을 지원해왔다.

이 프로그램은 근속기간 10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교육비, 구인정보, 취업준비 시설 등을 제공했다. 다만 재취업 프로그램이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이수 직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힘들었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이러한 우리은행의 퇴직직원 지원센터 설립은 앞으로 있을 희망퇴직의 신호탄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최근 은행권에서 진행 중인 비대면채널의 확대, 영업점 축소와 맞물려 인원 감축에 대한 요구가 확대되고, 항아리형 인력 구조를 개편하기 위한 상시 희망퇴직이 정례화 되면서 퇴직직원 지원센터 설립이 희망퇴직 시행 전의 선결조건이 되고 있어서다.  

실제 지난해 11월 국민은행은 ‘KB경력컨설팅센터’를 설립해 퇴직자들을 지원한 바 있다. 

이 센터는 기존에 운영 중이던 KB전직지원센터를 교육과 컨설팅 중심으로 확대‧재개설했으며, 국민은행은 센터 설립 두달 후인 지난 1월 2795명을 내보내는 대규모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7월 ‘신한 경력컨설팅센터’라고 이름 붙여진 퇴직직원 지원센터를 은행권에서는 처음으로 설립했다.

이 센터도 퇴직직원에게 전직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구인기업과 연계한 재취업을 주선하고, 창업 준비 시 전문기관과 연계해 사업실행 계획을 지원했다.

신한은행의 센터 설립은 단발성의 대규모 희망퇴직 대비보다는 2015년 310여명, 2016년 190여명, 올해 상반기 280여명 등 매년 이뤄지는 희망퇴직 대상 직원을 위한 지원 조치였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은행도 비대해진 인력 구조를 개편하기 위한 논의가 지속해서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퇴직직원 지원센터 설립을 계획하는 것은 향후 희망퇴직 의지를 간접적으로 보여준 것”이라며 “이미 상반기 310여명을 희망퇴직으로 내보낸 가운데 하반기에도 희망퇴직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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