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러시아 국제경제포럼(SPIEF)에서 이더리움 창업자를 직접 만나 가상화폐를 통한 러시아의 경제활성화 정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정부는 이더리움이 오랜 경기 침체에서 벗어날 수 있는 잠재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러시아 중앙은행 차원에서 온라인 지불 시범사업과 대출기관 및 고객 데이터를 식별하는 데 이더리움 기반의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상장된 화폐…코인 특성 제대로 분석해야

가상화폐에 대한 세계 각국의 관심이 높아지며 국가 중앙기관을 비롯 최고위층에서 직접 관련 시장을 논의하는 단계까지 이르렀다. 하지만 국내 가상화폐 시장은 혁신적인 기술의 활용방안을 제대로 검토하기도 전에 투기로 인한 시장 과열로 다단계 사기 등 불법적인 시장 행위가 성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무법천지인 국내 가상화폐 시장에서 각 화폐의 본질과 특성을 분석하고 신중하게 투자해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현재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거래 가능한 가상화폐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이더리움클래식’, ‘리플’ 4가지가 있다. 해당 화폐 모두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인터넷으로 연결된 가상화폐 사용자들이 P2P네트워크를 만들어 거래 참가자 모두에게 내용을 공개하는 개방형 거래방식으로 거래된다.

가상화폐는 거래소를 통해 주식을 사고 팔 듯 매수계약과 매도계약을 걸 수 있으며 폴로닉스, 비트렉스, 빗파이넥스 등 해외 유명 거래소의 경우 국내보다 훨씬 다양한 가상화폐를 사고 팔 수 있다.

가상화폐 양대산맥인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채굴 방식을 통해 발행되는 가상화폐다. 비트코인은 총 발행량이 2100만 비트코인으로 제한돼 있으며 현재까지 약1500만 비트코인이 채굴된 상태다.

이더리움은 러시아 출신 캐나다인 비탈리크 부테린이 2014년 개발한 가상화폐로 최근 삼성SDS가 기업용 블록체인 연합체인 이더리움 얼라이언스(EEA)에 합류해 화제가 됐다.

비트코인은 가상화폐 자체로만 존재하지만 이더리움은 '스마트 계약(Smart contract)’이 가능한 화폐로 주목받고 있다. 스마트 계약은 미리 지정해놓은 특정 조건이 일치하면 자동으로 계약이 실행되는 프로그램으로 제 3자의 개입 없이 재화와 서비스를 거래할 수 있어 향후 사물인터넷 기술과 결합해 그 가치가 더욱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더리움과 이더리움클래식은 같은 핏줄을 타고난 화폐지만 지난해 이더리움 거래 및 운용을 주관하는 인공지능 자율서버(DAO)가 해킹되면서 전체의 10%에 해당하는 360만개 이더리움이 도난당했다.

이더리움 네트워크를 개발한 이더리움 재단은 즉시 이더리움을 이전 상태로 복구했지만 2016년 7월24일 해외 최대 가상화폐거래소인 폴로닉스에서 도난 당했던 이더리움이 ‘이더리움클래식(ETC)’이라는 이름으로 상장되며 실제 거래가 이뤄지기 시작했다.

‘리플(XRP)’은 채굴이 아닌 발행 코인으로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리플랩스에서 리플 프로토콜을 운영하고 있다. 리플은 해외 각 기관에서 정산 과정을 거칠 때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는 절차를 줄이기 위해 만들어진 블록체인 네크워크로, 리플에 사용되는 'XRP코인'은 통화 그 자체의 역할보다는 주로 국제 은행간 빠른 송금을 위한 연결통화로 사용된다.

◆개발중인 코인에 투자하는 ICO까지 등장

상장 전 주식에 미리 투자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개발 중인 코인에 투자하는 ICO(initial coin offering) 또한 관련 시장의 이슈가 되고 있다.

ICO는 주식시장의 기업공개(IPO)에서 파생된 말로 코인 개발자들이 개발을 위해 공개적으로 자금을 모집하는 과정을 가리킨다. 가상화폐 개발부터 상장까지 진행되는 과정에서 개발자들은 자신이 개발할 코인의 가능성을 보여주며 저렴한 가격에 코인을 판매한다.

투자자들은 개발 중인 코인이 정식으로 거래소에 상장되면 대박을 노릴 수 있다는 기대로 신생 코인에 투자하지만 상장이 불가하거나 개발이 완료되지 않을 경우 투자금 전액을 날릴 위험도 높다.

국내 가상화폐거래소 관계자는 “해외에서 각종 코인 개발자들이 직접 거래소 쪽으로 연락해 코인 상장이나 개발 협력을 요청해온다”며 “해외 거래소는 60여개가 넘는 다양한 코인들이 상장돼 있지만 국내의 경우 초기 안정적인 시장 형성을 위해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4~5개의 코인에 한해 거래를 허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국 첫 입장발표 “법정화폐 아니다”

조용히 시장 상황을 지켜보던 정부는 지난 22일 처음으로 가상화폐 관련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관련 규제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성은 나오지 않았지만 투기로 과열된 국내 가상화폐 시장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당국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당국은 ‘가상통화 투자 시 유의사항’을 통해 “가상통화는 법정통화가 아니기 때문에 우리나라 정부는 물론 세계 어느 나라 정부에서도 보증을 받을 수 없으며 가치가 급등하거나 급락할 경우 거래를 일시 정지하는 제도 또한 없어 이용자의 막대한 손실로 연결될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가상화폐 전문가들은 “국내 가상화폐거래소에서 보관하는 가상통화는 전체 발행총액과 비교해도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이라며 “해킹 등의 사고 발생 시 거래소에서 이용자에게 손실을 전가할 수 있기 때문에 이용자는 가상통화 취급업자와 거래하기 전 책임 부담을 약관에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는지 여부 등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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