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대출 고객 유치 및 수수료수익 확보 차원

디지털금융 활용 상권분석‧임대차 정보 제공

<대한금융신문=염희선 기자> 서울시 동작구 노량진동에서 자영업을 준비하는 이민호 씨(38세, 가명)는 인근 부동산중개업소을 찾아 물건 정보를 수집했지만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러던 중 근처 주거래 은행 영업점을 방문해 업무를 처리하면서 직원에게 은행에서 제공하는 상권정보 분석 서비스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이민호 씨가 집으로 돌아가 은행 홈페이지의 상권분석 정보 서비스에 접속해 본인의 부동산 투자 관련 정보를 입력하니 10페이지가 넘는 상권분석 보고서가 생성됐다.

보고서에는 지역 시장동향과 고객 패턴, 유동인구 등의 자세한 상권정보가 보기 쉽게 정리돼 있었다. 이민호 씨는 이 정보를 바탕으로 본인에게 맞는 부동산 물건을 찾을 수 있었고, 한시름 덜 수 있게 됐다.

은행권의 빅데이터를 활용한 금융서비스가 부동산 자문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국내 은행들은 디지털금융 역량의 기초가 되는 빅데이터를 은행 부동산 자문서비스에 적용하고 부동산담보대출과 연계하거나 수수료수익을 얻는 등 수익창출에 골몰하는 모습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은 ‘IBK 상권정보 서비스’를 출시해 운영 중이다.

IBK상권정보 서비스는 전국 11만개 지역상권, 23개 세부업종에 대한 사업성 등 빅데이터 분석 정보를 제공한다. 이 서비스는 3800여개 행정동을 500미터 단위로 세분화했으며 지역상권 리포팅과 세부상권 리포팅으로 구분해 제공한다.

지역상권 리포팅은 분석지역의 전체 시장규모 증감과 뜨는 업종과 지는 업종, 고객 소비성향(이용패턴), 유동인구 등의 정보를 상권단위로 조회할 수 있는 서비스다.

세부상권 리포팅은 세부업종 및 지역별로 창업 가능성을 판단하거나, 운영 중인 사업에 대한 진단 목적으로 분석한다. 미용서비스, 음식료품 소매, 커피음료 등 23개 업종에 대한 지역별 예상매출, 동종업종 현황 사업성 지표가 분석 대상이다.

지역상권 리포팅은 기업은행 고객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고 세부상권 리포팅은 기업은행 전자금융 이용고객이 별도 신청한 이후 승인 완료된 우대고객만 사용할 수 있다.

지난해 9월 서비스 출시 이후 지난 1월까지 5개월 동안 총 3636건의 지역상권 및 세부상권 리포트가 제공됐다.

국민은행도 종합 상권분석 솔루션 상가(권) 정보 통합시스템을 운영해 제공 중이다.

이 시스템의 특징은 GIS(지리정보시스템)를 기반으로 상권, 여신통계, 고객 분석, 부동산 관련 내외부 정보에 대한 통합 DB를 유기적으로 구축했다는 것이다.

특히 전국 1200여개 주요 상권과 KB우수상권에 대한 시장동향 분석, 고객 분석, 유동인구 분석정보와 관련한 상권보고서와 창업컨설팅 지원보고서를 제공한다.

또 부동산가격 통합조회를 진행해 상가 위치 정보만 입력하면 예상 대출 가능 금액도 확인할 수 있다.

우리은행은 부동산 임대 정보 서비스 제공에 나섰다.

수도권에서 공실이 증가하고 있고 빠르게 업종이 변화하는 과정에서 합리적 임대관리가 고객의 관심사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은 9만여개 오피스빌딩의 사무실 임대와 임차 데이터를 구축한 부동산 다이렉트와 제휴하고 소유 부동산의 공실해소 및 임대차 정보 제공을 지원하고 있다.

또 부동산 매매 고객을 위해 리얼티 코리아부동산중개와 제휴하고 GIS를 기반으로 한 매매 가격 비교, 수익성 부동산 매물 소개 등도 제공 중이다.

이처럼 은행권이 부동산 자문서비스에 집중하는 까닭은 자산가 유치를 위한 측면이 크다.

우리나라 부유층 고객 자산의 절반 이상이 부동산에 쏠려 있는데다가 대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투자에 대한 수요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부동산에 관심 있는 자산가 고객에게 부동산 자문서비스를 제공하고 부동산담보대출 등과 연계하고 있는 것이다. 또 규모는 크지 않지만 부동산 자문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고 일부 수수료수익을 얻을 수 있는 효과도 있다.

은행 한 관계자는 “최근 단순 자문 서비스에 그치지 않고 부동산 매물분석과 투자가능성, 고객 분석까지 체계적이고 구체화된 정보를 제공하면서 자산가 고객 몰이에 나서고 있다”며 “수수료수익은 비중이 크지 않으며 부동산대출과의 연계, 자산가 고객 관리 등 측면에서 부동산 자문 서비스가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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