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용택 행장 하반기 경영전략 밝히며 ‘따뜻한 금융’ 강조

고객 이탈 막는 감성 마케팅 통해 100년 은행 기초 다져

<대한금융신문=김승호 편집위원> 임용택 전북은행장이 ‘따뜻한 금융’을 화두로 잡고 나섰다. 2017년 하반기 경영방침 및 전략을 임직원들에게 설명하는 자리에서다. ‘CEO공감(共感) 메시지’라는 형태로 임 행장이 전달한 메시지의 핵심은 “서민을 위한 따뜻한 금융을 추구하는 진정한 중서민 JB금융그룹 전북은행이 될 수 있도록 도민 여러분의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였다. 물론 이를 위해 임직원들에게는 “중서민을 위한 따뜻한 서민은행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분발해 줄 것”도 당부했다.

임 행장이 따뜻한 금융이라는 개념 아래 지역밀착형 메시지를 던진 것은 은행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지역 고객들에게 직접적으로 전달해, 영업적 관계를 넘어서는 긴밀한 관계를 만들어내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그렇지 않고서는 새로운 금융환경에 부합하는 영업을 펼칠 수 없다는 절박함까지 느껴진다.

그동안 금융회사들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같은 경제 위기 상황이나 실물경제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은행의 수익이 높게 나온 경우를 제외하고, 자발적으로 공공적 성격을 드러내면서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회사측 의견을 대변하는 경제연구소들도 그동안 사적 기업인 은행에게 너무 지나치게 사회적 책임을 묻는 것에 대해 불합리하다는 보고서를 수차례 내놓기까지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 행장이 사회적 책무를 강조하고 나선 것은 앞으로 전개되는 금융시장에선 비대면을 통한 은행 계좌의 개설은 물론 은행 갈아타기 등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금리 한 푼이 아쉬운 고객들에게 그동안의 관계성은 별로 중요하지 않게 된 것이다. 자신에게 맞는, 그리고 더 많은 이자를 준다는 은행이 있으면, 얼굴을 맞대지 않고 손가락 몇 번의 움직임으로 거래 은행을 바꿀 수 있는 환경이 목전에 와 있다는 것은 지역밀착형 영업을 전개하고 있는 지역 은행 및 금융회사들에겐 충분히 위협적인 요소가 되고 있다. 

이미 인가를 받고 영업 중인 인터넷 전업은행이 눈에 보이지 않는 무서운 경쟁자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핀테크와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을 적용한 새로운 서비스들이 등장할수록 이 경쟁자들은 더욱 맹위를 펼치게 돼 있다. 특히 대형은행들이 자체적으로 인터넷 전업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도 지방 은행들에겐 위협적인 리스크 요인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은 지역 연고와 혈연 등의 이유로 고객 스스로 얼굴을 마주 보면서 거래 은행을 바꾸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새로운 환경은 고객들이 전혀 그런 걱정을 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은행을 선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같은 위기감이 은행장에게 ‘서민을 위한 따뜻한 금융’과 ‘중서민을 위한 따뜻한 서민은행’이라는 핵심 메시지를 내놓게 만든 것이다.

매년 당기순이익의 10% 이상을 지역사회에 환원한다는 목표를 지켜왔으며, 올해 초에는 전북 아너소사이어티에도 임 행장의 이름을 올린 바 있다. 또한 임직원으로 구성된 115개의 지역사랑봉사단도 지역사회의 소외된 곳을 찾아나서 눈에 보이지 않는 감성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것도 ‘따뜻한 서민은행’ 이미지를 위한 것이다.

2년 뒤 창립 50주년을 맞는 전북은행. 따뜻한 금융을 위한 전략상품을 개발하고, 지역사회와 함께 공감하면서 지속가능한 사회공헌을 실천하는 가운데 100년 은행의 초석을 다진다는 임 행장의 강한 의지가 담겨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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