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설명회 도입, 현장의 소리 여신심사 반영

기업금융 강자로 부상 ‘리딩뱅크 탈환’ 성큼

<대한금융신문=염희선 기자> KB국민은행이 기업여신 심사 시 현장의 소리를 적극 반영하고 나서 주목을 받고 있다. 대표 사례는 바로 기업설명회(Credit IR)다. 기업설명회는 생생한 현장의 소리를 여신심사에 반영해 은행과 기업 간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양질의 정보를 획득해 신속하게 여신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9월부터 여신 진행과정에서 영업점과 심사역 사이에 시각차이 및 정보의 비대칭으로 의사 결정이 지연되는 사례를 최소화하고 현장의 의견을 심사에 반영해 합리적인 심사가 진행되도록 하기 위해 기업설명회를 시행 중이다.

영업점이나 심사부에서 설명회를 요청할 경우 업체의 동의 하에 기업체 담당자가 회사의 재무, 영업, 경영계획 등을 소개하고 국민은행의 영업, 심사 및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단이 질의응답을 통해 심층분석에 들어간다.

기업설명회에는 국민은행뿐만 아니라 계열사의 해당 업종 전문가까지 함께해 의사결정의 객관성과 합리성까지 확보하고 있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회사의 현황과 장점을 직접 소개할 수 있고 전문가들의 조언을 구할 수 있는 기회다. 은행은 기업과의 소통을 이끌어 내면서 영업과 심사의 적정 균형 유지를 통해 영업점의 마케팅을 적극 지원하고 체계적인 심사와 리스크관리도 가능해 세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다.

지난해 태양광 사업을 영위하는 A업체는 기업설명회를 통해 200억원을 신규 지원 받았다. 거래하는 영업점에 자금지원을 요청했고 A업체의 요청이 심사부서에 전달되자 심사부에서는 업체와 영업점의 의견을 수렴해서 심사에 반영하기 위해 긴급 기업설명회를 개최했다.

기업설명회에는 A업체 대표와 전문 심사역, 회계 전문가, 영업점 직원이 한 데 모여 열띤 토론을 이어갔고 A업체의 재무안정성과 성장세가 양호하고 원가 경쟁력이 우수한 점이 높이 평가돼 신규 여신을 지원받았다.

기업설명회에 참여한 A업체 대표는 “심사역을 포함한 자문단의 예리한 질문에 당황하기도 했지만,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까지 확인할 수 있었고 회사를 객관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며 “신규자금 지원과 함께 은행을 통해 기업금융에 대한 종합솔루션을 제공 받았다”고 말했다.

영업과 심사의 협업과 적정 균형 유지 효과는 실적으로 입증되고 있다. 은행 영업의 근간을 이루는 원화대출금(사모사채 포함)은 작년 12월 말 기준 220조5000억원을 기록하며 2015년 말 대비 6.4% 증가했다. 원화대출금의 두드러진 성장에는 기업여신이 한몫 했다는 평가다.

기업여신은 2015년 말 대비 5.9% 증가한 97조4000억원으로 자산의 균형 있는 성장을 이루며 주택금융 강자의 이미지를 벗고 기업금융 강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수년간 지속해 온 자산 건전성 노력과 여신 성장을 기반으로 건전성도 두드러진 효과를 내고 있다.

작년 말 가계대출 연체율은 0.26%를 기록하며 0.09%포인트 개선했고, 기업대출 연체율은 0.46%를 기록하며 2015년 분기 말 및 연말 대비 각각 0.15%포인트, 0.01%포인트 개선해 건전성 개선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기업과 영업점 및 심사부간 여신 의사결정 소통의 장인 기업설명회 제도를 통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으로 기업과 영업점을 지원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영업 현장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기업과 은행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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