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성 이익 제외 시 전년동기와 비슷

시장 상황 악화로 하반기 수익성 우려

<대한금융신문=이봄 기자> 은행계 카드사인 신한·KB국민·하나·우리카드의 올해 상반기 실적이 영업 환경 악화에도 불구하고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회계기준 변경으로 인한 대손충당금 환입 증가와 같은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전년 같은 기간과 비슷하거나 낮은 수준이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은행계 카드사의 순이익은 총 9217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3135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카드사별는 신한카드가 전년동기보다 77.7% 늘어난 올해 상반기 631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 신한카드의 순이익 증가는 올해 1분기 충당금 산정방식 변경으로 인한 2758억원의 대손충당금 환입과 비자카드 주식을 처분해 얻은 800억원의 일회성 이익이 이끌었다.

이 같은 일회성 이익을 뺀 신한카드의 상반기 순수익은 약 2750억원으로, 이는 전년 상반기보다 오히려 22% 감소한 수치다.

하나카드는 751억원의 순이익을 거둬들이며 전년 상반기 대비 93.6% 성장했다. 하나카드의 성장은 외환카드와 통합 이후 불필요한 비용을 재정비해 체질을 개선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외환카드와의 통합 후 전산비용과 상품개발 비용을 절감하는 대신 2015년 10월에 출시한 원큐(1Q)카드 시리즈 부가서비스를 확대해 효과를 봤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통합 이후 출시한 1Q카드 시리즈가 5월부로 300만좌를 돌파했다”며 “마케팅비용을 과감히 절감해 원큐 카드 시리즈의 부가서비스 혜택을 강화한 것이 카드 사용량을 늘려 성장한 면이 있다”고 전했다.

우리카드도 같은 기간 619억원으로 집계돼 전년동기보다 10억원 늘어났다. 우리카드는 올해 상반기에 출시한 위비카드 시리즈가 순이익 증가를 이끌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위비카드 신제품에 대한 고객 반응이 좋다”며 “이와 관련해 마케팅을 진행한 것이 효과를 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KB국민카드는 올해 상반기 153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동기(1533억원)와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카드사들은 상반기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시장 상황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다음달부터 정부가 영세·중소가맹점의 신용카드 우대 수수료율 적용을 확대키로 한 가운데 카드업계는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카드업계는 이번 확대로 연간 3500억원 이상 수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일회성 이익을 제외하면 성장세는 둔화된 것”이라며 “우대가맹점 수수료율 적용이 확대됨에 따라 하반기에는 이번 상반기 정도의 수익 개선을 내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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