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성 요인 제외 시 상반기 당기순익 정체

수수료 인하 영향 하반기 수익도 악화 예상
업황 타개책 ‘신사업’도 본궤도 진입 어려워

<대한금융신문=이봄 기자> 카드업계가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달 31일부터 우대가맹점 수수료율 적용이 확대돼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진행 중인 신사업의 수익성 확보도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 KB국민, 삼성, 우리, 하나카드의 상반기 총 순이익은 전년동기 보다 47.97% 증가한 1조1352억원을 기록했다. 일견 카드사들의 순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전년동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성장 정체기에 진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카드사별로는 신한카드의 상반기 순이익이 6312억원으로 제일 높았다. 신한카드는 올해 상반기 보유 중인 비자카드 주식 매각 이익(800억원), 올해 1분기 충당금 산정방식 변경으로 인한 대손충당금 환입(2758억원) 등의 일회성 수익을 거뒀다. 이 같은 신한카드의 일회성 이익을 제외한 상반기 순익은 약 274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순익인 3550억원보다 22%가 감소했다.

삼성카드는 같은 기간 213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5.0%가량 증가했다. 삼상카드의 올해 상반기 총 취급고는 60조534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총취급고 54조9835억원보다 10.1%가 늘었다. 일시불과 할부를 더한 카드 신용판매 취급고는 전년대비 10.8% 증가했으며, 카드대출 취급고는 2.9% 늘어났다.

국민카드는 전년동기보다 0.13% 증가한 1535억원을 기록해 사실상 수익 정체 상태를 보였다. 더군다나 2분기 순이익이 전분기 대비 15.7% 감소한 702억원을 나타내며 올해 분기별 순이익이 악화되는 모습이다.

우리카드도 전년동기 대비 1.64% 만이 늘어난 619억원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처럼 카드사들의 상반기 수익이 정체하고 있는 가운데 하반기 수익 전망도 밝지 않다. 정부의 카드가맹점 수수료 규제 강화가 본격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가맹점에 적용되는 수수료율은 적정원가에 기반해 3년마다 재산정하게 돼 있다. 이미 지난해 2월 가맹점 수수료율을 낮춘 카드사들은 규정대로라면 오는 2019년에 가맹점 수수료율을 재산정하면 된다.

그러나 정부는 소상공인 지원대책에 따라 지난달 31일부터 우대 수수료율이 적용되는 가맹점을 추가로 확대했다. 이로 인해 카드사들은 연간 3500억원의 수익 감소가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은 카드승인금액이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비례하는 성장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수익 악화 우려로 신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가맹점 수수료 수익 감소를 우려한 카드사들은 수익원 창출을 위해 신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단기 성과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삼성카드는 지난해부터 중고 휴대폰 판매 위탁업과 아파트 관리비 관련 전자고지 결제업을 부수업무로 신고하고, ‘갤럭시클럽’을 운영한 바 있다. 그러나 삼성카드는 부수업무를 신규 수익원이라기보다는 카드 이용률을 높여 고객을 확보 차원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카드도 부동산 임대료 납부서비스 관련 전자고지결제업을 부수사업으로 해 자체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데, 수익 창출보다는 카드 사용 시장을 넓혀 충성 고객을 유치에  중점을 두고 있다. 국민카드가 올해 초 미국 신용카드 매입사인 UMS와 설립하려고 하는 합작 법인 역시 장기적인 성과를 기다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신시장 개척을 위해 각각 일본, 미얀마에 진출한 하나카드, 우리카드도 사업 투자 초기 단계로 아직 수익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부수업무의 경우 수익성 확보 차원이라기보다 카드 활용 방안을 넓혀 자사 카드를 퍼스트 카드화 하는 전략적 측면이 크다”며 “카드사가 신사업을 진행한다고 하더라도 장기적 수익을 내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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