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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하나 + UBS’ 자산운용의 ‘동상이몽’
김미리내 기자  |  pannil@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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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8.02  15:5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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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금융신문=김미리내 기자> 올해로 조인트벤처 10주년을 맞은 하나UBS자산운용의 합자 계약이 지난달 만료됐다. 앞서 시장에서는 하나UBS자산운용의 실적부진과 UBS증권 서울지점, UBS은행의 잇단 한국 철수 움직임에 따라 하나UBS자산운용도 지분정리를 통해 합자계약을 정리할 것으로 내다봤다.

계약기간이 만료된 지금, 시장의 떠들썩한 예상과 달리 하나UBS자산운용 내부의 분위기는 평온해 보인다. UBS은행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광화문으로 본사를 이전한다는 설도 아직까지는 불발인데다, 각 부문별 인력을 충원하며 외려 내실을 다지는 모습이다.

그럼에도 하나금융과 UBS의 결별설이 계속해서 제기되는 것은 기대와 달리 10년간 합자를 통해 별다른 퍼포먼스를 보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2007년 합자 당시 수탁고 1위를 기록했던 대한투자신탁운용과 150년 노하우를 지닌 글로벌 네트워크 금융그룹 UBS가 만나 독보적 1위를 굳건히 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1위 탈환은 현재 쉽지 않은 과제가 됐다.

2014년 122억원 수준이던 순이익은 2015년 119억원, 2016년 111억원 수준으로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총 운용자산(일임자산 포함)이 23조원 규모로 전년 대비 늘었음에도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수수료 수익은 같은 기간 30억원 가까이 줄어든 299억원을 기록했다. 다른 합자회사들이 규모를 키우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모회사인 하나금융투자나 하나금융지주에서도 속을 태우는 모양새다. 여타 합작사들이 국내 지분이 더 많은 것과 달리 하나UBS자산운용은 UBS가 51%의 지분(하나금융투자 49%)을 가지고 있어 경영권이 UBS측에 있다 보니 하나금융지주에서도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에 하나금융 내부에서도 UBS와 결별하거나 지분 인수를 통해 옛 대투운용의 위상을 되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경영권을 가져올 경우 하나자산운용과 합병, 부동산·멀티에셋·해외투자의 잘 짜인 모양새를 갖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란 분석에서다.

문제는 모두 ‘하나’ 입장에서의 생각일 뿐이란 점이다.

칼자루를 쥔 UBS는 침묵을 고수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프라이빗 뱅킹, 투자은행(업무), 자산관리 분야의 글로벌 비즈니스를 통해 총 5000조원 규모의 자금을 굴리는 금융그룹에서 지분 51%를 보유한 23조원 규모의 자금을 운용하는 회사의 합자 관계에 큰 신경을 쓰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만약 UBS가 하나금융에 지분 전량 매각을 계획하고 있을 경우 대주주 변경이 필요하기 때문에 금융당국의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합자계약이 만료된 지금까지 이런 움직임이 없다는 점에서 계약관계가 그대로 유지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들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합자계약 관계가 유지된다고 해도 현상유지에 대한 ‘하나’의 불만의 목소리가 있는 만큼 하나UBS자산운용에는 변화의 바람이 절실해 보인다.

변화는 ‘하나’와 ‘UBS’ 모두에게 노력이 요구된다. 합자회사를 중매를 통해 결혼한 ‘부부’라고 봤을 때 두 회사는 결혼식 날을 잘못 잡았다. 2007년 7월 합자회사 설립 이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초기 설정펀드들이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운용산업은 ‘결과산업’이라는 말처럼 수익률이 좋지 않은 상황이 지속되다 보니 결과에 대한 책임을 서로에게 지우게 됐고, 신혼생활을 즐길 여유도 없이 둘 사이는 소원해졌다.

둘 사이를 조율하고 지지해 줘야할 시부모(하나금융지주) 입장에서도 온전한 ‘내 자식’이 아닌데다, 경영권이 없어 그룹 방침을 관철시킬 수 없다는 점에서 어느 순간 방관자로 돌아선 것도 문제다.

금융지주계열사들이 은행을 중심으로 뭉치는 것과 다르게 하나UBS자산운용은 내 논 자식처럼 하나금융투자와 은행에서 찬밥신세다. 자체 펀드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를 자초했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펀드도 ‘팔아주질’ 않으니 알리기가 쉽지 않다.

실제 2014년 9월 출시된 ‘하나UBS행복노하우2035’는 최근 은퇴시장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TDF(Target Date Fund)의 원조격이다. 최근 1년 수익률 11.68%, 출시 이후 근 3년간 누적 수익률이 8.84%로 세계적 운용사인 블랙록의 동일 유형 자산배분펀드(주식혼합형)의 누적 수익률 5.21%를 넘어섰다. 연환산변동성도 6.85%로 경쟁 펀드 대비 낮은 편이다.

그러나 이 펀드에 투자된 자금은 20억~30억원 수준으로 혜택을 본 고객들이 많지 않다. 판매사인 하나금융투자와 하나은행에서 적극적인 판매를 하지 않은 까닭이다.

저금리·저성장·고령화로 자산관리가 무엇보다 요구되는 시대에서 150년 전통을 품은 멀티에셋자산관리 강자인 UBS의 노하우와 펀드 수탁고 1위의 위상을 자랑했던 대투운용이 ‘동상이몽’이 아닌 합자회사로서의 위상과 시너지를 얻기 위해서는 합자계약 유지나 지분변동 여부에 앞서 결혼 초부터 갈라진 두 부부의 온전한 결합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로 보인다. 이를 지지하고 격려해줄 부모(하나금융, UBS AG)의 역할이 필요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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