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자회사 수익 감소세 전환

IBK캐피탈 전년동기 대비 26.4%↓

<대한금융신문=염희선 기자> 기업은행 그룹 자회사들이 수익 부진의 늪에 빠졌다. 금융지주사 전환이라는 기업은행의 장기목표를 자회사의 성적 부진이 발목을 잡고 있는 모습이다.

은행권에 따르면 기업은행 자회사의 올해 상반기 총 당기순이익은 11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4%가 감소했다.

기업은행이 올해 상반기 706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9%가 늘어난 점과 비교하면 더 대비되는 수익 구조다.

더군다나 증권과 연금보험 이외의 모든 자회사들이 수익 감소세로 돌아선 점이 뼈아프다.

주력 자회사라고 할 수 있는 IBK캐피탈은 올해 상반기 381억원으로 당기순이익을 거둬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4%가 줄었다.

지난해 상반기 NPL 매각이익 환입이라는 일회성 요인을 제외했을 때도 IBK캐피탈의 순이익은 현상 유지 수준에 그쳤다.

해외 자회사인 IBK중국유한공사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보다 27.5% 줄어둔 7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나타냈다.

이는 중국 금융당국의 규제, 외자은행에 대한 높은 감독 방향, 현지 경제 침체 등이 영향을 미쳤다.

IBK저축은행은 상반기 35억원의 당기순이익으로 전년동기 대비 62.0%가 줄었으며, IBK자산운용 등 3개사는 같은 기간 18.2%가 줄어든 45억원을 기록했다.

이들 기업은행 자회사들의 당기순이익은 1년 전의 수익 상승세와 비교했을 더 대조된다.

실제 IBK캐피탈의 2016년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51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9.4%가 늘었고, IBK중국유한공사는 같은 기간 161.5%가 증가한 102억원을 나타낸바 있다.

IBK저축은행도 21.1%가 증가한 92억원, IBK자산운용 등 3개사는 243.8%가 오른 55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다른 금융지주사들이 올해 상반기 은행 및 비은행 자회사의 고른 순익 성장으로 역대 최대 순익을 기록했는데 반해 기업은행은 은행 수익에 의존한 경향이 크게 나타났다”며 “비은행 계열사의 고른 성장 없이는 기업은행의 장기목표인 금융지주사 전환에도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기업은행에 위안거리도 있다.

지난해보다 실적 상승세는 꺾였지만 IBK투자증권과 IBK연금보험은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것이다.

실제 IBK투자증권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2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3% 증가했으며, IBK연금보험은 같은 기간 227억원으로 32.0%가 늘었다.

은행 한 관계자는 “다른 금융지주사의 경우 인수합병이나 은행과의 시너지 확대로 자회사 경쟁력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며 “김도진 기업은행장의 비은행 자회사 이익 비중 20% 확대를 위해서는 증권이나 연금보험 이외의 자회사들의 성장 전략이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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