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증권사, 일부 거래 많은 선물사만 준비 돌입
비용대비 실익 낮아 외면…선제적 대비 미흡 지적도

 

<대한금융신문=김미리내 기자> 외국인의 거래 편의성과 국내 시장의 대외 신인도를 높여 파생상품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 외국인통합계좌(옴니버스계좌)가 지난 6월 도입됐지만 시행까지는 더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본사의 지침을 따르는 외국계 증권사와 일부 선물회사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준비를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해당고객이 없어 시간을 두고 준비기간을 갖겠다는 것인데, 사실상 투입되는 비용과 노력대비 얻을 수 있는 수익이 크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파생상품시장에 도입하는 옴니버스계좌는 기 도입된 주식시장 대비 외국인들이 금융당국으로부터 별도의 ID(투자자등록)를 발급받을 필요가 없고, 펀드별로 계좌를 일일이 따로 만들거나 국내 증권사에 다시 계좌를 터야하는 번거로움을 없앴다. 글로벌 자산운용사나 증권사가 여러 매매거래를 모아 처리할 수 있어 간편하게 거래가 가능한 만큼 신규 고객 유치를 통해 파생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업계의 반응은 미적지근하다. 당장 수요가 없어 수익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선데, 시스템 등 준비 작업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수요가 생겨도 즉각적인 대응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인과의 거래가 많지 않은 증권사의 경우 실익이 없는 만큼 굳이 비용을 들이는 의사결정을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대부분 신경을 쓰지 않는 분위기”라며 “더욱이 국내 옴니버스계좌는 해외와 다르게 최종투자자 정보를 받아 임의로 고객에게 숫자를 부여하고, 이를 다시 일반투자자와 배분투자자, 하위투자자 등으로 구분하는 등 내부적으로 구조가 복잡해 (시스템을) 만들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거래소는 결제불이행 위험 예방과 시세조정 등 불공정거래를 방지하기 위해 선물계약의 투자자별 미결제약정 보유수량 한도를 정하고 있어, 옴니버스 계좌로 통합해 거래를 한다고 해도 개별투자자의 수량을 확인해야하는 단계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특정 투자자가 미결제약정을 과도하게 가지고 있을 경우 가격변동에 따라 손실이 클 경우 채무불이행 위험이 있어 이를 방지하기 위함으로 통합계좌로는 이를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개별 구분값을 둬 위험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장 수익이 확대되는 것은 아니지만 기존에 불편으로 인해 아예 한국시장에 투자를 하지 않았던 외국인들의 수요를 끌어올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점진적으로는 시장 파이가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해외펀드나 법인들에서 거래를 위한 약관내용 문의가 많아 연말까지는 시행이 가능하도록 유도할 방침이지만 의무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강제화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국내 금융산업의 발전과 해외 신인도 측면에서 당장 실익이 되지 않는다고 해도 선제적인 준비 작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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