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금융신문=염희선 기자> BNK금융지주 회장 인사에 이어 부산은행장 인사마저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일부 인사가 BNK금융 회장 공모와 부산은행장 공모에 중복지원하면서 ‘모럴 헤저드’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박재경 BNK금융회장 직무대행과 빈대인 부산은행장 직무대행, 김석규 경남은행 부행장은 지난 4일 부산은행장 공모에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박재경‧빈대인 직무대행과 김석규 부행장이 BNK금융 회장 공모 참여 이후 부산은행장 공모에 중복지원했다는 점이다.

이들 인사의 중복지원은 당초 지주회장과 부산은행장 공모를 따로 진행했던 취지를 무색하게 만드는 행동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BNK금융 이사회는 성세환 회장이 BNK금융 회장과 부산은행장을 장기간 겸직하면서 ‘제왕적 권력구조’를 형성했고, 이 가운데 주가 시세조작과 엘시티 사태들이 발생했던 점을 고려해 지주회장 공모와 부산은행장 공모를 구분해 진행키로 했다.

BNK금융의 권력구조를 재편하고 실추된 브랜드 이미지를 극복해 재도약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번 인사들의 중복지원으로 부산은행장 공모가 BNK금융 회장 후보 탈락의 보험용으로 비춰지면서, 내부식구 자리보전에만 급급한 인사행태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BNK금융 이사회가 지주회장과 부산은행장 공모에 중복지원을 허용했다고는 하지만 실제로 중복지원했다는 것은 BNK금융 인사들의 모럴헤저드를 증명하는 셈”이라며 “중복지원 인사들은 지주회장 공모와 부산은행장 공모 중 하나를 사퇴해야 한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또한 박재경·빈대인 직무대행 등이 엘시티 사태 및 주가 시세조작 등 일련의 사태에서 도덕적 책임에 자유롭지 못한 가운데, 과거사태의 책임을 통감하기 보다는 문어발식으로 공모에 참여해 ‘그들만의 리그’를 증명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은행 한 관계자는 “BNK금융 회장은 도덕적 검증이 완벽하고, 계열사를 통합할 수 있는 경영능력이 검증된 인사가 돼야 한다”며 “기존 BNK금융 사태에 대한 반성 없이 양다리 지원을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금융권 인사에서 이토록 시끄러웠던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BNK금융 회장 및 부산은행장 인사가 혼탁 양상으로 접어들고 있다”며 “학연과 지연, 그룹 내의 파벌보다는 각종 금융현안에 대처할 수 있는 전문성이 최우선된 CEO 공모가 진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