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일 가계대출 증가액 5400억원, 시중은행 대비 2배 수준

당국 “출범 효과로 대출 쏠려, 리스크 모니터링 지속 실시”

<대한금융신문=염희선 기자> 금융당국이 카카오뱅크의 대출 증가세가 장기간 유지될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현재 시점에서는 당국이 카카오뱅크의 대출 증가세 조절을 위해 개입할 여지는 적다는 입장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이달 1일부터 11일까지 가계대출 증가액은 5400억원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 4000억원, 국민은행 3000억원, KEB하나은행 2700억원, 농협은행 2500억원 등의 증가액을 보인 점과 비교했을 때 최대 2배 가까이 가계대출을 더 유치한 셈이다.

이러한 대출 증가세를 바탕으로 영업 개시 2주를 넘긴 지난 11일 기준 카카오뱅크의 총대출액은 8807억원을 기록 중이다.

카카오뱅크의 대출 증가세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예측된다. 카카오뱅크가 최근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한데다가 증자 완료 이후 상품 및 서비스 출시를 확대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카카오뱅크의 유상증자 계획은 향후 대출 확대 시 건전성을 확충하려는 포석”이라며 “앞으로 카카오뱅크가 주택담보대출 상품까지 취급할 경우 대출 증가 수준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카카오뱅크 대출 증가세를 일단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카카오뱅크 대출이 현재 수준으로 급증을 지속하면 문제가 될 여지가 있다”며 “그러나 당장은 출범 초기 효과로 카카오뱅크에 대출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막 출범한 인터넷은행의 초기 대출 확대를 가계부채 문제 때문에 막을 수 없다”며 “다만 여신심사, 사후관리 등 여신부문 리스크관리를 중점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자기자본비율 등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은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의 대출액 증가가 국내 가계부채 문제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도 피력했다.

현재 인터넷전문은행의 대출 규모가 은행권의 총대출 및 국내 가계부채 규모에 견줘 봤을 때 주의 깊게 살필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출시 이후 현재까지 총 대출액은 약 1조4000억원으로 전체 은행의 1분기 기준 대출잔액 규모(1733조원)의 0.08%에 불과하고, 올해 2분기 기준 전체 가계부채(가계대출+판매신용) 규모인 1385조원의 0.10%에 미치지 못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가계대출이 현재 수준으로 장기간 늘어난다면 카카오뱅크의 건전성과 국내 가계부채에도 일정 부문 영향을 줄 수 있지만 가능성은 적다”며 “인터넷전문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신규 출시에도 상당한 시일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돼 대출 증가세가 지속되긴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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