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성 요인 영향 순익 전년比 35% ↑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하반기 수익 타격

<대한금융신문=이봄 기자> 카드사들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보다 늘었지만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제자리걸음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8개 카드사(신한, 삼성, KB국민, 현대, 비씨, 하나, 우리, 롯데카드)의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3695억원 증가한 1조4192억원으로 집계됐다.

카드사들의 순이익 증가에는 대손충당금 증가와 같은 일회성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

신한카드는 전년 동기보다 77.7% 늘어난 631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신한카드 순이익 증가는 올해 1분기 충당금 산정방식 변경으로 인한 2758억원의 대손충당금 환입과 비자카드 주식을 처분해 얻은 800억원의 일회성 이익이 이끌었다.

일회성 이익을 뺀 신한카드의 상반기 순수익은 약 275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오히려 22% 감소한 수치다.

현대카드도 전년 동기보다 359억원 증가한 130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돌려받은 세금을 제외하면 오히려 24억원 줄었다.

롯데카드도 마케팅, 모집 비용 증가의 영향으로 상반기 순수익이 전년 동기보다 13.5% 감소한 612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삼성카드는 카드 사용금액이 늘어 전년 동기보다 15% 증가한 2135억원의 순수익을 기록했다.

하나카드도 원큐(1Q)카드 시리즈의 인기에 힘입어 751억원의 순이익을 거둬들이며 전년 동기보다 93.6% 성장했다.

국민카드는 상반기 순이익 1535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0.2% 늘었으며, 비씨카드와 우리카드도 각각 2.1%, 1.6%씩 증가한 921억원, 61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카드사들의 상반기 순이익이 정체하고 있는 가운데 카드업계는 하반기 영업에도 우려를 표했다. 이번 달부터 적용된 영세·중소가맹점의 신용카드 우대 수수료율 적용 확대로 하반기 실적 또한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연 매출 3억∼5억원인 중소 가맹점 수수료율을 2%에서 1.3%로, 연 매출 2억∼3억원인 가맹점 수수료율은 1.3%에서 0.8%로 낮췄다. 또 올해 말까지 우대 수수료율 인상을 포함한 카드수수료 종합 개편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우대 수수료율 적용 확대로 카드업계 전체 수익이 3500억원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렇게 되면 카드사별로 300억원 이상 수익이 감소하는 셈”이라며 “수익원 다변화를 위해 해외진출, 신사업 발굴 등 노력은 하고 있지만 본궤도에 오르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해 하반기가 암울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