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경쟁력 및 CEO리스크 주원인

지방銀 중 상반기 실적 감소세 유일

<대한금융신문=염희선 기자> 부산은행의 해외송금 시장 경쟁력에 의문부호가 붙었다. 

상반기 경쟁 지방은행 대비 주춤한 송금·환전 수수료 수익을 기점으로, 카카오뱅크 출범 이후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해외송금 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부산은행의 송금·환전 수수료는 1097억원(잠정)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5%(17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대구은행이 105억원(24.2%) 늘어난 538억원, 경남은행이 55억원(20.2%) 늘어난 327억원의 송금·환전 수수료를 기록한 점과 대비된다.

이러한 부산은행의 송금·환전 시장에서의 실적 정체는 상반기 엘시티 및 주가 시세조작 사태 등 CEO 리스크가 커지면서 관련 전략이 제대로 실행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부산은행은 해외송금 가격 경쟁 대응에 실패했다. 경쟁은행들이 해외송금 시 창구와 인터넷뱅킹 수수료에 차등을 것과 달리, 동일한 수수료를 책정한 것이다. 부산은행은 창구 해외송금수수료와 인터넷뱅킹 해외송금수수료를 미화 500달러 이하는 5000원, 미화 2000달러 이하는 1만원, 미화 5000달러 이하는 1만5000원으로 동일하게 책정하고 있다. 

하지만 경쟁은행인 DGB대구은행은 비대면채널 해외송금수수료가 창구 송금수수료의 50% 밖에 되지 않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부산은행이 지방 경쟁은행 대비 송금·환전 수수료 규모는 크다. 하지만 경쟁은행은 1년새 20% 가까이 규모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의 실적 하락은 위험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며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면 다른 은행들에게 고객을 빼앗길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은행의 해외송금·환전 시장 전망도 밝지 않아 보인다.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기존 시중은행 대비 저렴한 해외송금 수수료 비용을 책정하고, 전신료, 중개수수료, 수취수수료를 없애는 등 공격적으로 시장에 진입하고 있어서다. 이에 대응해 우리은행 등 시중은행 역시 비대면채널 해외송금 경쟁력 강화를 위한 수수료 인하 전략을 적극 펼치고 있다. 

부산은행은 뒤늦게 모바일뱅크 썸뱅크를 통해 해외송금 가격을 인하했지만 건당 미화 300달러의 송금 한도로 전체 해외송금 시장을 커버하기에는 역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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