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관성 담보 위한 별도 인력구성 부담 커”…상위 10개 증권사만 적용
강제성 없어 확대 불확실…금감원, 향후 개선효과 미약 시 법제화 추진

<대한금융신문=김미리내 기자> 뻥튀기 목표주가, 매수 일색인 증권사 리포트 개선을 위한 방안이 이달부터 시행됐지만 벌써부터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실제주가와 목표주가 간 차이를 보다 명확히 보여주기 위한 괴리율 공시가 ‘금융투자회사의 영업 및 업무에 관한 규정’ 개정을 통해 의무화된 것과 달리 내부검수, 심의위원회 운영 등 리포트의 정확성과 객관성을 담보할 개선안들은 자율추진사항이어서 현실적 어려움을 이유로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적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금융감독원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기존 리서치 조직 내에서 이루어지던 애널리스트 리포트에 대한 내부검수(준법성, 데이터의 정확성, 전개논리의 타당성 등)를 별도 인원으로 분리해 독립적으로 실시토록 한 곳은 50여개 증권사 가운데 대형사 10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 회사의 상황과 여건이 다른 만큼 단계적으로 도입한다는 입장이지만, 모범규준으로 강제화 할 수 없기 때문에 향후 실질적인 개선효과를 가져올지는 미지수다.

금융투자협회 자율규제본부 관계자는 “당국의 개선안은 내부검수 인원을 리포트 작성과 관련 없는 별도의 전담인력으로 구성해 독립적인 지위에서 실시토록 하고 있는데, 인력을 구성하는 것은 회사의 경영에 관한 사항이고 회사마다 실정이나 규모가 다른 만큼 규정에 반영해 획일적으로 적용하기 어려웠다”며 “모범규준을 통해 세부적인 기준을 만들고 여력이 있는 상위 10개 증권사 정도만 우선적으로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요 심의사항에 대해 의사결정을 할 심의위원회는 추가 인력부담은 없기 때문에 상위 10개 증권사들이 거의 도입한 상태지만 내부검수 조직의 경우 대형사들도 회사 사정에 따라 조금씩 편차가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업계 내에서는 내부검수 조직 분리에 대한 부담을 계속해 지적해 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에도 컴플라이언스나 검수 업무를 수행해 왔는데 이를 별도의 조직으로 분리하는 것은 비용적, 인력적인 면에서 부담이 크고 물리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기존부터 관리 인력을 따로 둔 일부 대형사들의 경우 큰 부담이 없지만 나머지 대형사들에게도 새로운 인력조직을 만드는 것은 부담이 되는데다, 심지어 중소형 증권사들의 경우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인력 확보에 대한 문제도 있지만 당국이 요구하는 데이터의 적정성, 논리의 타당성을 따지는 것 역시 어렵다”며 “애널리스트 개인 역량과 판단에 따라 목표주가 등이 정해지고 논리를 써 내려가는데, 아무리 전문성을 갖춘 인물을 뽑는다고 해도 여러 종목에 대해 해당 애널리스트처럼 수준 깊게 파악하기 어렵고,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도 쉽지 않아 조율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애널리스트마다 기본 데이터를 기반으로 각자의 방식으로 기업 실적과 밸류에이션을 계산하고 이를 조합해 목표주가를 산정하기 때문에 공식화된 기준이 없어, 목표주가나 논리가 다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

이에 당국에서도 증권사의 의견을 받아들여 유연성을 인정, 모범규준으로 적용토록 했지만 나머지 회사들에 대한 향후 적용 기준이나 확대 방안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사실상 개선방안이 실효성을 거두는 데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릴지도 예상할 수 없다는 얘기다.

금감원은 우선 상시적인 모니터링과 함께 4분기 중 전체 점검을 통해 개선효과를 들여다 볼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정확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고, 외부적으로 괴리율 등 시장평가를 통해 복합적인 제도시행 효과를 노리고 개선을 추진한 것”이라며 “현황점검과 내부검수 강화를 독려해 나갈 생각이며, 4분기 중 전체적인 개선효과 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강제화 할 수 없는 만큼 현 단계에서 정착을 위한 권고를 진행하고 특히 상위 10개 증권사들의 경우 내부통제 관점에서 개선사항 적용 여부 등을 좀 더 세밀하게 들여다 볼 것”이라며 “관행 개선 효과가 미미할 경우 사회적 공감대 형성과 시간이 걸리겠지만 향후 법규화도 추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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