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 전체 수익의 90% 차지, 증권 부문 경쟁력 미약해

‘증권맨’ 30년 경력 살린 인수합병 및 수익확대 전략 기대

<대한금융신문=염희선 기자> 김지완 BNK금융그룹 회장 내정자의 그룹 수익 포트폴리오 개선 작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0년 경력을 지닌 노련한 ‘증권맨’의 기질을 살려 취약한 상태에 놓여 있는 그룹의 증권 및 자산운용 부문의 성장세를 주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업권에 따르면 BNK금융의 증권 및 자산운용 경쟁력은 상당히 뒤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기준 BNK투자증권의 당기순이익은 22억원 정도이며, BNK자산운용의 당기순이익은 5억원에 불과하다. 

같은 계열사인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이 각각 1890억원, 146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둔 점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지난해 현대증권(현 KB증권)을 인수한 KB금융그룹의 올해 상반기 수익 구조(은행 66%, 증권 6.97%, 보험 9.50%, 카드 8.25%)와 비교해 봤을 때 BNK금융의 은행에 쏠린 수익 구조는 더 부각된다. 

은행 한 관계자는 “BNK금융은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이라는 은행 계열사 수익 비중이 90%를 넘어서고 있다”며 “최근 비은행 계열 수익 확대가 강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BNK의 그룹 포트폴리오 재구축은 필수적이다”고 말했다. 

김지완 내정자 역시 최근 “BNK금융의 은행 영업이익 비중이 95%를 넘고 있으며 비은행은 5%도 안된다”며 “증권과 자산운용은 1%도 되지 않는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BNK금융은 김지완 내정자의 경력에 기대하는 눈치다. 

김 내정자는 부국증권 이사, 현대증권(현 KB증권) 대표이사, 하나대투증권(현 하나금융투자)사장 등을 거친 전형적인 ‘증권맨’이다. 경력으로 보면 30대때부터 증권사 임원급 경영진으로 활동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특히 하나대투증권 대표이사 재임 시에는 브로커리지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렸고, 신규채널을 확대해 고객기반을 넓히는데 주력했다. 또한 대형 IB로 발돋움하기 위한 자본확충 및 수익구조 다변화 전략을 꾀하는 등 적극적인 규모 확대를 위한 전략을 추진해온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외에도 온라인 종합 투자자문업 진출, 펀드 사후 관리 서비스 활성화 등의 전략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는 평이다. 

업계 관계자는 “하나대투증권 사장 재임 당시 하나IB증권과 합병하며 대형화를 위한 기반을 마련했고, 자산관리 브로커리지 영업, 투자은행(IB)부문의 고른 성장을 이끌었다”며 “국내 최장수 증권업계 CEO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BNK금융의 증권 및 자산운용 부문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김지완 내정자에게 장벽은 존재할 것으로 예측된다. 증권 부문의 성장을 위해서는 인수합병이 필수적인데 매물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현대증권(현 KB증권)을 인수해 재미를 본 KB금융과 같은 사례를 금융권에서 다시 찾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재 증권사 인수합병 매물로는 하이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골든브릿지투자증권 등이 꼽히고 있지만 매력적이지 않다는 게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은행 한 관계자는 “현재 남은 증권사 인수합병 매물은 금융그룹의 증권업 강화를 위한 대상으로는 부족한 면이 있다”며 “우리은행, DGB금융 등 경쟁사들도 증권업 강화를 위해 인수합병 대상을 찾고 있는 가운데 김 내정자의 고민도 깊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