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 5개월차 IFA 신규 등록·전환 전무
자문시장 형성, 인식 부족해 의미 퇴색

<대한금융신문=김미리내 기자>‘1호 독립투자자문업자(IFA)’ 탄생이 요원하다. 국민 자산증식 정책의 일환으로 IFA가 도입된 지 5개월째에 접어들었지만 신규 등록이나 일반자문업자(FA)의 전환 신청이 전무한 상태기 때문이다.

IFA가 FA 대비 차별적 이점이 없어 진출을 고려하던 법인들 역시 FA로 선회하는 등 제도 도입 의미가 퇴색하는 모양새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5월 12일부터 IFA 신규 등록 및 기존 FA의 독립투자자문업 전환 신청을 받고 있지만 아직까지 신청한 곳이 한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IFA는 은행·증권사·운용사 등 금융회사에 소속되지 않고 독립적으로 투자자에게 자문서비스를 제공하는 법인이다. 오직 투자자로부터만 수수료를 받을 수 있어, 금융사와 제휴를 통해 판매수수료 일부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FA와 차별화 된다.

기존 금융시장이 금융사에 소속된 판매채널을 중심으로 움직였던 것과 달리 IFA는 ‘독립적’인 입장에서 투자자에게 가장 유리한 정보와 상품을 제공할 수 있어 현재의 금융시장 판매채널 구조에 대변혁을 불러올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시장 참여자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FA와의 차별성이 거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오히려 IFA 진출 시 시장정착을 위한 부담이 더 클 것으로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IFA가 FA와 비교해 제도상으로 차별적인 혜택이 없다는 게 자문업 진출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전반적 인식”이라며 “일반 개인을 위한 자문시장을 이제부터 만들어가야 하는데 IFA에 대한 이미지를 구성하는 것을 개별 자문사, 그것도 자기자본 1억원 규모의 신규 진출 회사들이 짊어지기에는 버거운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IFA는 기존 자문업자와 다르고, 믿을 수 있다는 확실한 대외적 브랜드가 있어야 FA가 금융사들과 제휴를 통해 받는 금전적 수익을 배제하고라도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IFA와 FA는 오로지 ‘독립성’이란 문구를 사용할 수 있느냐의 차이일 뿐 판매할 수 있는 상품에도 차이가 없다”며 “판매사로부터 일정 수수료를 받는다고 해도 사전에 미리 고객에게 고지하고 협의해서 자문을 진행해야 한다. 투자권유대행인과 달리 고객의 입장에서 자문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IFA의 역할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기존 자문시장이 금융사, 법인, 고액자산가의 전유물이었던 탓에 일반 개인투자자들을 위한 자문시장이 아직까지 형성되지 않은데다, 대부분은 IFA나 FA에 대한 개념조차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신규 수요는 오히려 FA로 집중되고 있다. 투자자문업자의 진입요건이 기존 5억원에서 1억원으로 낮아졌고, 신규 업체의 경우 대형 금융사들과의 제휴가 고객들에게 오히려 신뢰감을 형성할 수 있어 IFA보다 개인 자문시장에의 정착이 용이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이 같은 배경에서 지난달 2일 개인을 대상으로 금융상품(펀드, ETF, ELS, RP 등)을 자문하는 자기자본 1억원 이상 FA 1호로 포트윈투자자문이 금융위 등록을 마쳤으며, 30일에는 알엔에이투자자문이, 이달 8일에는 플레인바닐라가 추가로 등록을 마쳤다.

대부분 주식, 채권을 중심으로 자문을 해왔던 기존 자문업자(자기자본 5억원 이상 FA)들의 경우 펀드 등 개인을 위한 금융상품 전문인력이 부족해 IFA로의 전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한 전문가는 “미국에서도 둘 모두를 포함해 RA로 부르는데, 차별성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굳이 IFA와 FA의 명칭을 나눌 필요가 없다고 본다”며 “오랜 논의 끝에 IFA를 도입하면서 제도자체가 자문시장보다 ‘IFA’자체에만 치중된 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전까지 개인을 위한 자문시장이 없었던 만큼 FA를 통해 자문시장 확대를 위한 초석 마련이 우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당국에서는 별다른 대책 없이 당분간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금융위원회 자산운용과 김영민 사무관은 “도입한지 4달 정도가 지난 시점으로 협회를 통해 업계의 이야기는 듣고 있다”며 IFA의 차별성이나 인식 확대를 위한 지원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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