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성보험 위주 외형 확대 불구…“성장성 의문”
TM 점유율 상승도 영향…보장성보험 판매 난항

 

<대한금융신문=박영준 기자> 생명보험사의 다이렉트(비대면) 채널 실적이 좀처럼 오르지 않는 모양새다.

올해 본격적으로 인터넷을 통한 보험 가입이 대중화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저축성보험 판매 위주의 외형 확대에도 아직 전체 신규가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1% 수준에 머물러 있다.

오히려 같은 비대면 채널인 텔레마케팅(전화 가입)의 신규가입 비중이 늘어나면서 보장성보험 성장세도 주춤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생명보험사의 인터넷 채널 누적 초회보험료는 5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3%(9억원) 올랐다.

최근 3년간 실적으로 살펴봐도 지난 2015년 6월 41억원, 2016년 6월 48억원, 올해 6월 58억원 등으로 증가세다.

인터넷 채널이 지속 성장하는 이유는 3%를 웃도는 공격적인 공시이율을 적용한 저축성보험을 대거 팔아 외형을 확대한데 따른 결과다.

초회보험료 실적을 이끈 것도 삼성생명, 한화생명 등 생명보험업계 상위사로 각각 12억원 가량의 누적 초회보험료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0.7%, 96.4% 급성장했다.

그러나 전체 초회보험료에서 인터넷 채널이 차지하는 비중을 살펴보면 지난 2015년 6월 0.06%, 2016년 6월 0.07%, 올해 6월 0.11% 등 여전히 미미한 상황이다.

즉 대형사들의 외형확대 전략에도 대부분의 보험가입자들은 아직 설계사, 방카슈랑스(은행 내 보험판매) 등 대면 채널을 활용한 보험 가입에 집중하고 있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인터넷보험의 장기적인 성장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가져가려면 보장성보험 확대를 통한 사차익 확보 및 ‘저렴하고 큰 보장’이란 인터넷보험의 가치를 확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일부 생보사들은 단기간의 성장세를 끌어올리고자 저축성보험 위주의 판매만 지속하고 있다. 좀처럼 점유율이 늘지 않는 상황에서 장기적인 성장도 전망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인터넷과 함께 대표적인 비대면 채널인 텔레마케팅(홈쇼핑 포함)을 통한 보험가입 비중이 늘고 있다는 점도 인터넷 채널이 가파르게 성장하지 못하게 된 이유로 분석된다.

실제로 올 상반기 텔레마케팅 채널 누적 초회보험료는 63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2%(11억원) 감소했지만 전체 생보사의 초회보험료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24%로 오히려 0.14% 상승했다.

전체 누적 초회보험료가 지난해보다 1조7000억원 가량 줄어든 가운데 여전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한 온라인보험 판매채널 관계자는 “텔레마케팅의 주력 상품은 암·치아·입원비보험 등 비교적 저렴한 보험료의 보장성보험으로 인터넷보험과 상당 부분 겹친다”며 “텔레마케팅이 전화로 가입자의 보험가입 니즈를 환기시켜줄 수 있다는 점에서 아직도 인터넷 채널보다 성장성이 높다고 판단하는 보험사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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