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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우 저축은행중앙회장 “은행은 기업이 아프면 가는 병원”최진석 저서 ‘탁월한 사유의 시선’ 거론하며 새로운 시선 강조
김승호 편집위원  |  skylink99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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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24  16:4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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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관행 벗고 기업구조조정에서의 적극적인 은행 역할 기대

   
 

<대한금융신문=김승호 편집위원> “세계는 열린 가슴과 열린 정신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그것은 낡은 체제든 새로운 체제든 굳어버린 체제에서는 결코 나올 수 없다.”

철학자 버트란트 러셀이 <나는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라는 책에서 한 말이다. 계몽된 이성이 진보적인 세계를 구현할 것이라고 믿었던 인류는 양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야만의 20세기를 살아간다. 러셀은 집단적 적대감이 만든 전쟁에서 해방된 세계와 모든 국가의 시민들이 공포로부터 벗어나 행복을 누리기 위해선 거칠기만 했던 20세기 초반의 서구적 시각으로는 일궈낼 수 없다고 진단한다. 제로섬 게임 같은 투쟁이 아니라 ‘플러스섬’의 셈법인 협력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말하는 러셀은 그래서 열린 가슴과 열린 정신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굳어버린 체제를 과감하게 혁파할 것을 주문한다. 그래야 새로운 세상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달에 다섯 권의 책은 반드시 읽는다는 이순우 저축은행중앙회장은 지난달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서강대 최진석 교수의 저서 <탁월한 사유의 시선>을 거론하면서 과거의 익숙함과 결별하고 새로운 시선으로 사물을 바라봐야한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을 표시했다. 이 회장이 공감한 최 교수의 주장은 버트란트 러셀의 이야기와 정확히 같은 지점을 바라보고 있다.

이미 만들어져 있는 상황, 즉 ‘기성’은 기존 질서의 산물이다. 따라서 딱딱하게 굳어져 있어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인류는 익숙한 것을 안전하고 편한 것으로 인식하도록 진화돼왔기 때문이다. 생존확률을 높이려면 익숙한 모든 것을 잠재적인 위해요소로 여기며 낯설게 바라봐야 한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지만 인간은 위기 때마다 까칠한 낯섦보다 평온한 익숙함을 선택하며 파괴돼 왔다. 

이 회장은 한반도에 들어섰던 국가들로 인해 남의 시선으로 재단된 이념으로 통치돼오면서 모방만을 해왔기 때문에 우리가 현재 선진국 반열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는 최 교수의 주장에 공감을 표시한다. 생존을 위해서 남의 시선과 사고를 차용해왔는데 이것이 평온한 익숙함을 선택한 행위였다는 것이다. 고려의 불교, 조선의 유교, 일제강점기의 일본 이데올로기, 해방 이후에는 미국 이데올로기 등 그 시대의 지배이념으로 통치했지만 모두 우리 것이 아니었고, 그래서 선도하는 문화가 만들어지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이 회장은 “왜 우리나라는 식민지, 6.25 전쟁, IMF 구제금융과 같이 어려운 시기를 겪고서도 변화하지 못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 책에서 답을 찾았다”고 말한다. 그런데 그의 시선은 국가의 리더십에 국한되지는 않았다. 같은 논리로 우리 금융권를 바라보면 변화하지 못하고 헤매는 부분이 많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IMF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엄청난 수업료를 내고 배웠는데 아직도 기업 구조조정이나 은행의 역할에 있어서 바꾸지 못하는 부분이 많다는 것이다. 특히 시중은행이 기업 구조조정에 있어서 주치의로서의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 책임을 방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람이 아프면 병원에 가면 되지만, 기업은 아프면 어디로 가나, 은행이 병원이 돼야 한다.”

이 회장이 내놓는 은행의 역할론이다. 은행은 한 번도 병원이 되려고 한 적이 없다. 기계적으로 돈의 흐름을 연결시켜주는 의료장비의 역할을 했지만 환부를 도려내고 새살이 돋도록 약을 처방하거나 수술을 집도하며 생명을 되살리는 역할을 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최 교수의 저서를 통해 은행병원론을 내건 이 회장의 돋보이는 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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