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소비자 편의위해 카드납 확대키로

카드사, 카드결제 시장 확대로 수익성 활로

<대한금융신문=이봄 기자> 금융당국의 보험료 카드납부 확대 방안에 카드업계가 반색하고 있다. 그동안 일부 보험에 한정돼 있었던 보험료 카드납부가 저축성보험, 보장성보험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카드사들은 이를 통해 높은 수수료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금융감독원은 소비자 편의를 높이기 위해 카드사, 보험사, 관련 금융협회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하고 보험료 카드 납부를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보험료 카드납부 시장은 일부 보험업종에 한정돼 있었으며 이마저도 일부 카드사에 한해서만 가능했다. 그러나 이번 방안이 마련되면 1회 차 이후의 계속보험료에 대해서도 카드납부가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되며 저축성보험, 보장성보험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이 같은 금융당국의 발표에 카드업계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기존에 카드를 받지 않았던 보험료 결제 시장에 진출해 높은 수수료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보험사들이 카드업계에 납부하는 가맹점 수수료율은 최소 2.0%에서 최대 2.2%를 형성하고 있다. 이는 카드사들이 연매출 3억~5억원 이하인 중소가맹점으로부터 받는 가맹점 수수료율(1.3%)과 비교해 봐도 최대 0.9%포인트나 높은 수치이다.

또 보험은 현재 총 카드승인금액에서 상위를 기록하고 있는 업종이기 때문에 향후 카드결제가 확대되면 카드사들의 수수료 수익에서 가장 큰 파이를 차지하는 결제시장이 될 전망이다.

여신금융협회 카드승인실적 분석 자료에 따르면 카드결제가 자동차 보험 등 일부보험 상품에 한정됐던 지난해 10월 보험업종의 카드 승인금액은 전체카드 승인금액 중 상위 9위를 기록한 바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보험사로부터 받는 가맹점 수수료율은 타 가맹점 수수료보다도 높은 편”이라며 “향후 카드로 납부할 수 있는 보험료 시장이 더 커진다면 카드사들의 수익 악화 상쇄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다른 카드사 관계자도 “보험료 카드 납부 확대 방안에 따라 1회 차 이후의 계속보험료에 대해서도 카드 결제가 가능해질 것”이라며 “향후 보험사와 제휴를 통해 보험료 납부 전용카드를 출시하는 등 카드결제 영역을 넓혀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카드업계 일각에서는 보험료 카드납부가 확대될 경우. 보험사와 제휴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카드사들의 수수료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번 금융당국의 보험료 카드납부 확대 방안은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보험사와의 자율 협상에 따라 적용하는 수수료율이 예상보다 낮아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전체 카드사를 대상으로 카드납을 허용할지는 향후 협의해 나가야하기 때문에 우위 선점을 위한 카드사들의 수수료 인하 경쟁이 심해질 것”이라며 “또 만기가 긴 보험상품의 경우, 초기에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를 위한 카드사들의 프로모션 경쟁도 심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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