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조달규모 34조원…“대부분 건전성 지표에 부정적”
수익확대 제한적, 자본적정성 떨어져 신용등급 하락 위험

 

<대한금융신문=김미리내 기자> 초대형 IB들이 발행어음 업무로 인해 영업용순자본비율(구 NCR)이 2020년 174% 수준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의 권고기준이 150%였던 점을 감안하면 자본적정성이 크게 낮아진다는 얘기다.

그러나 바뀐 순자본비율(신 NCR)로는 여전히 140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돼 실질적인 자본적정성 위험을 파악하기도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기업평가 안나영 수석연구원은 “위험을 더 잘 파악할 수 있는 자본적정성 기준인 영업용순자본비율로 볼 때 초대형 IB들은 최근 수년간 위험투자를 확대해 와 이미 크게 저하된 상태”라며 “초대형 IB를 준비 중인 4곳의 발행어음 조달규모 계획에 따른 영업용순자본비율은 중단기적으로 평균 100%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초대형 IB들은 발행어음 규모를 점증적으로 늘려갈 계획으로 이에 따른 영업용순자본비율 하락으로 신용등급이 낮아지는 곳도 나올 전망이다.

한국기업평가가 각사 요청을 통해 발행어음 조달 규모를 파악한 결과 올해 말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이 각각 2조원, KB증권이 1조원, NH투자증권이 5000억원 규모의 발행어음을 조달할 계획이다.

 

또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미래에셋대우는 5조원, 8조원, 11조원을, 한국투자증권이 4조원, 6조원, 8조원, KB증권이 4.5조원, 6조원, 8조원, NH투자증권은 2조원, 4조원, 7조원으로 매년 2조~3조원씩 늘려 2020년 총 34조원 규모의 조달이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과거 지표인 영업용순자본비율을 적용하면 KB는 2018년,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2019년 등급하락 요인이 적용된다. 자본적정성 측면에서 현재 A 등급에서 BBB 등급으로 1노치 하락이 예상되는 것.

단, 순자본비율은 2020년까지 총 400%포인트 하락이 예상되지만 1400% 이상으로 등급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전망이다.

안나영 연구원은 “발행어음 업무 외 다른 비지니스가 현 수준을 유지한다고 가정했을 때 발행어음은 수익성에는 다소 긍정적이나 대부분의 건전성지표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며 “특히 자본적정성과 유동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이어 “신평사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지표가 바로 자본적정성인데 신 NCR이 실질적인 위험수준 변별력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위험판단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구 NCR을 함께 보고 있다”며 “2~3년 전 4개사 평균이 500% 수준에서 현재 200% 수준으로 떨어져 있는데 3년 후에는 100%포인트 정도 낮아져 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질 레버리지비율 상승에 따른 우려도 내비쳤다.

안 연구원은 “발행어음은 규제 레버리지비율 계산에서 제외되는데다 발행어음이 RP 일부를 대체할 것을 고려하면 오히려 레버리지비율 개선에 기여할 수도 있다”며 “다만 최근 수년간 운용부분을 확대함에 따라 실질 레버리지비율은 이미 크게 상승한 상태이고, 우발채무를 포함해 발행어음을 반영한 신평사의 조정레버리지배율은 상당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기평은 우발채무, 발행어음 등을 반영한 레버리지배율이 올해 6월 말 기준 4개사 평균 5.6배에서 2020년 7.1배로 높아질 것으로 봤다. 이 역시 신용등급 저하가 예상되는 부분이다.

안 연구원은 “시장에서 관심이 높은 유동성 관리 부분에서는 발행어음이 1년 이내 단기성 자금인 반면 운용은 부동산 PF나 기업대출 등 비교적 장기로 운용돼 구조적으로 장단기 미스매치가 일어난다”며 “발행어음 잔액의 35%를 유동성 부채로 간주해 1, 3개월 각각 별도 유동성비율을 100% 이상으로 유지하도록 하고 있는데, 초대형 IB들의 유동성 버퍼가 4조~7조원으로 풍부한 만큼 큰 문제는 되지 않지만 우발채무를 포함한 조정 유동성비율의 경우 2020년 말 109%까지 저하될 것으로 보여 일부 방법론상 등급 하락에 해당하는 증권사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초대형 IB의 발행어음 업무는 증권업의 수지구조를 중개수수료 중심에서 위험투자를 통한 수익추구 중심으로의 변화시킬 것으로 기대되지만 리스크 확대가 불가피한 만큼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부정적”이라며 “위험투자가 빠르게 증가하는 반면 수익확대를 통한 자본축적이 느린데다, 자체적인 대출업무에 대한 사업경험과 시스템 부족, 최근 수년간 적극적인 자본 활용으로 레버리지 수준과 자본적정성이 부담스러운 점” 등이 신용등급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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