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해사망 의무 가입…불필요한 보험료 끼워팔기
담보 복잡, 갱신형 구조 숨어있어 가입 시 ‘유의’

<대한금융신문=박영준 기자> 설계사 없이 PC나 모바일로 가입하는 온라인 암보험은 정말 저렴하게 가입할 수 있을까.

온라인을 통해 암보험을 취급하는 손해보험사가 늘어나는 추세지만 상품이 복잡하고 구조가 어려워 가입 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 삼성화재, 메리츠화재, 롯데손해보험, NH농협손해보험, AIG손해보험 등 손해보험 5개사에서는 PC에서 설계사 없이 가입할 수 있는 온라인 전용 암보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2016년 이전까진 삼성화재가 자동차보험을 중심으로 암보험 등 장기보험을 인터넷을 통해 판매해왔지만 온라인 채널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타 손보사들도 속속 뛰어드는 모양새다.

그간 온라인 암보험은 정기보험을 비롯해 생명보험사의 대표 온라인 전용 상품으로 판매돼왔다. 실제 생보사의 온라인 채널로 가입할 수 있는 생존담보 중 암보험이 전체 가입의 30% 내외를 차지할 정도로 건강·질병·상해 담보보다 높은 가입률을 보인다.

‘원조’격인 생보사의 온라인 암보험은 암 진단 시 고액암, 일반암, 소액암 등의 진단비를 지급하는 암진단비가 주계약이다. 담보가 단순하고 최장 80세 만기에 납입기간만 조정하면 보험료를 손쉽게 산출할 수 있어 쉽고 간편한 온라인 보험의 특성과 맞아떨어졌다는 평가다.

반면 손보사의 온라인 암보험은 가입 시 선택해야 할 담보도 다양하고 담보별로 보험료 갱신기간이 다르다. 이에 일반 소비자가 가입할 경우 예상치 못한 보험료 인상 등이 발생할 수 있어 가입 시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현재 손보사의 온라인 암보험 상품은 모두 상해사망 담보에 의무 가입해야 한다. 대부분 보장한도가 5000만~1억5000만원 수준인데 사망보험금에 대한 니즈가 없는 암보험 가입자들도 불필요한 보험료를 추가해야만 가입할 수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온라인으로 암보험에 가입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기존에 가입했던 암진단비 보장의 부족분을 채우기 위해 가입하는 경우가 많아 상해 사망 담보에 대한 니즈가 크지 않다”며 “특히 상해로 인한 사망은 질병과 무관하다. 추후 암 보험금 지급이 많아질 경우를 대비, 손해율을 메우기 위해 끼워 파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암진단비를 갱신형과 비갱신형으로 쪼개 보험료 납입기간이 끝나기 전에도 보험료 인상이 되는 상품도 있다.

예를 들어 롯데손보는 자사 온라인 암보험을 특약갱신형(3년)과 비갱신형으로 나눠 판매하고 있다. 특약갱신형의 경우 ‘일반암진단비’와 ‘일반암진단비(갱신형)’을 필수 가입하도록 하고 있는데 두 담보의 차이는 보험료 갱신기간이다.

일반암진단비는 100세까지 보험료 변동이 없지만 보장한도는 100만원밖에 가입할 수 없다. 반대로 3년마다 보험료가 바뀌는 일반암진단비(갱신형)는 최대 2900만원까지 가입 가능하다.

타사 일반암진단비 3000만원에 가입하는 것과 받을 수 있는 보장은 같지만 암진단비 2900만원에 대한 보험료는 3년마다 오를 수 있다. 타사대비 보험료가 싸더라도 갱신기간을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다.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손보사마다 최소 보험료를 정해놓고 팔거나 전기납 상품임에도 해지 시 환급금을 무조건 붙여야지만 가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저렴하고 간편한 온라인 보험의 본질과 달리 불필요한 보험료를 붙여 파는 것”이라며 “온라인보험이 오프라인보다 저렴하다고 해도 담보나 갱신·비갱신 여부를 잘 따져서 가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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