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금리‧낮은 한도로 판매유인 부족

상품성 높은 자체 상품에 고객군 몰려

<대한금융신문=이봄 기자> 서민을 위한 정책성 중금리 신용대출 상품인 사잇돌2대출이 개별 저축은행 자체 중금리 신용대출 상품에 밀린 모습이다.

중금리 기조에 따라 저축은행들이 상품성이 우수한 자체 중금리 상품 취급 규모를 키우면서 일부 개별사 자체 중금리 상품 누적취급액이 사잇돌2대출 누적취급액을 넘어선 것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중신용자를 위한 10%대 대출 상품이 부족하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SGI서울보증, 저축은행과 연계해 지난해 9월 중금리 대출 보증상품인 사잇돌2대출을 출시, 현재 38개 저축은행들이 판매 중이다.

사잇돌2대출은 SGI서울보증이 대출원금의 100%를 보증하고 대출자가 대출금을 상환하지 않는 경우, SGI서울보증이 저축은행에 대출금을 대신 지급하는 구조다.

현재 출시한지 1년 2개월이 지난 38개 저축은행의 사잇돌2대출 누적취급액은 9월 27일 기준 총 417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를 저축은행 38개사로 평균내보면 저축은행 1사 당 누적취급액은 약 109억원에 그치는 수준이며, 이는 일부 저축은행들이 자체적으로 출시해 판매 중인 중금리 상품보다 낮은 수치다.

실제 SBI저축은행의 자체 중금리 상품인 '사이다'의 경우 월별로 평균 150억원에서 200억원의 대출이 실행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5년 12월 출시 이후 현재까지 누적취급액도 4600억원에 달한다. JT친애저축은행의 중금리 상품인 '원더풀 와우론' 누적 취급액도 2300억원에 이른다.

이 같은 실정은 상품성이 우수한 저축은행 자체 중금리 상품에 고객이 몰려 사잇돌2대출 판매 유인이 부족하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사잇돌2대출의 경우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와 낮은 한도로 구성돼 있어 상품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사잇돌2대출은 신용등급 5~8등급을 대상으로 평균 16.67%의 금리를 제공해 개별 저축은행들의 자체 상품보다 금리가 높거나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중앙회 공시에 따르면 SBI저축은행 사이다의 평균 금리는 13.03%, OK저축은행 중금리OK론은 17.34%, 웰컴저축은행 텐대출은 17.77% 수준이다.

또 개별 저축은행의 중금리 상품 한도가 최대 5000만원인 반면 사잇돌2대출의 한도는 최대 2000만원이라는 점도 뒤처지는 이유 중 하나다. SBI저축은행 사이다의 최대한도는 3000만원이며, JT친애저축은행 원더풀와우론의 경우 최대 5000만원까지 대출 가능하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금리가 낮고 한도가 높은 상품에 고객이 집중되기 때문에 상품성이 더 좋은 자체 상품으로 고객 유입이 많다”고 전했다.

한편 저축은행업계 일각에서는 지난 3월 대출총량규제로 자체 중금리 취급액이 전보다 3분의2 수준으로 줄었다며 중‧저신용자에게 중금리 공급을 늘리기 위해선 이 같은 규제가 바뀌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상품성이 우수한 자체 중금리 상품을 규제로 묶는 것은 금융당국의 중금리 확산 기조와 맞지 않는다”며 “중금리를 정책 상품으로 공급하는 것보다 자체 중금리 상품 취급 증가 시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으로의 전환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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