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뱅킹 시스템과 달라 스크래핑만으로 연동 불가능

가계부 앱 개발사인 뱅크샐러드는 카카오뱅크 출범 이후 거래 연동을 요청하는 고객들의 문의가 빗발치지만 카카오뱅크와는 연동이 안 된다는 공지만 수개월째 띄어놓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협조 없이는 연동이 불가합니다”

가계부 앱 개발사인 뱅크샐러드는 카카오뱅크 출범 이후 거래 연동을 요청하는 고객들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지만 카카오뱅크와는 연동이 안 된다는 공지만 수개월째 띄어놓고 있다.

뱅크샐러드는 케이뱅크를 비롯해 국내 모든 시중은행의 거래내역을 스크래핑 방식으로 불러와 자산을 관리해주는 가계부 앱으로 젊은 스마트폰 이용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지만, 최근 카카오뱅크 가입자수가 급증하며 고객들의 원성을 듣고 있다.

뱅크샐러드 관계자는 “카카오뱅크는 웹사이트 없이 모바일앱으로만 구현돼 있고 지문인증, 카카오계정을 통한 로그인 등 기존 은행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시스템이 설계돼 기존 스크래핑 방식으로는 연동이 불가능하다”며 “계속 카카오뱅크 쪽에 협조를 요청하고 있지만 답변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토로했다.

스크래핑 방식은 고객의 인증서 정보를 바탕으로 웹사이트 화면의 숫자를 긁어오는 방식으로 고객이 약관에 동의할 경우 핀테크 업체에서 대신 로그인을 수행해 고객의 금융정보를 끌어올 수 있다.

기존 은행들의 경우 로그인 방식이 비슷하기 때문에 큰 어려움 없이 금융정보를 앱에서 보여줄 수 있었지만, 카카오뱅크의 경우 시스템 설계 방식이 기존 은행과 전혀 달라 카카오뱅크 쪽에서 직접 API를 열어줘야지만 연동이 가능하다.

핀테크업계는 금융서비스 연계에 대한 장벽은 카카오뱅크가 시작일 뿐이라고 우려한다. 향후 금융권에서 API를 열어줘야지만 가능한 금융서비스를 출시할 경우 각 금융기관의 협조를 얻어야 하는데 API사용료로 높은 수수료를 제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금융위원회는 16개 은행, 14개 증권사와 함께 금융권 공동 핀테크 오픈플랫폼을 출시했다. 금융당국은 조회, 이체 등 금융사 내부서비스를 표준화해 핀테크 기업에 공개하는 금융권 오픈 API 프로젝트를 통해 핀테크 기업들의 기술개발 및 서비스 구현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독려했지만, 핀테크 기업이 지불하기엔 값비싼 API 이용수수료로 큰 호응을 얻지 못한 채 1년이 지나갔다.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현재 핀테크 기업이 은행권 API를 이용할 경우 출금·입금 건당 400~500원의 수수료가 부과된다. 고객이 한번 조회할 때마다 비용이 나가는 구조로 1명의 고객이 하루에도 몇번씩 조회를 한다고 가정하면 한 달에 몇 백억 수준의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셈이다”라고 한숨 쉬었다.

카카오뱅크는 금융당국의 인터넷은행 인가를 받으며 보안성이 증명된 핀테크 스타트업에 API를 오픈해 카카오뱅크 고객들과 연결해주는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지만 카카오뱅크의 문은 쉽게 열리지 않고 있다.

카카오뱅크 측은 “우리는 핀테크 기업 친화적인 은행으로 오픈 API를 구축하겠다는 장기 계획은 분명 가지고 있다. 하지만 오픈 API는 근본적으로 고객의 데이터를 공개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근 시일 내에 구현되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의 스크래핑 방식은 보안 면에서 취약하다고 판단되기 때문에 향후 어느 수준까지 API를 열어주면 될지 고민중이다”라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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