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낮을수록 타은행과 금리차 줄고 대출 비중도 ↓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취지 무색…해결책 마련해야” 지적

<대한금융신문=염희선 기자> 카카오뱅크의 중신용자 대상 마이너스통장 경쟁력이 뒤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2등급의 고신용자를 제외한 중신용자를 대상으로는 시중은행보다 금리가 더 높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카카오뱅크가 고신용 고객에게만 금리혜택을 주면서 마이너스통장을 판매하는 상황은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취지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한국카카오뱅크의 지난 9월 기준 마이너스통장 대출 평균금리는 3.32%로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카카오뱅크에 이어 신한은행이 3.46%로 뒤를 이었으며 하나은행과 농협은행, 우리은행 등이 3.71%로 비교적 낮은 금리수준을 보였다. 

그러나 신용등급별로 금리를 살펴볼 경우 상황은 달라진다. 

일단 고신용등급인 1~2등급에서는 3.10%로 카카오뱅크가 다른 은행 대비 낮은 금리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수치는 농협은행(3.44%), 신한은행(3.46%), 우리은행(3.61%), 하나은행(3.62%) 등의 1~2등급 마이너스통장보다 경쟁력이 높다. 

다만 신용등급이 낮아질수록 카카오뱅크의 마이너스통장 금리 경쟁력이 하락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신용 3~4등급 대상 마이너스 통장 금리는 3.79%로 신한은행의 3.43%보다 높은 수준이며, 하나은행(3.83%)과도 거의 차이가 없다. 

5~6등급을 대상으로는 차이가 더 벌어진다. 카카오뱅크는 5~6등급에게 5.20%의 금리를 받고 있는데 이는 신한은행(3.52%), 하나은행(4.32%)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7~8등급의 경우에도 신한은행(4.13%), 하나은행(5.29%), 우리은행(6.95%)보다 카카오뱅크(7.48%)의 금리가 더 높게 책정돼 있다. 

금리경쟁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카카오뱅크는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도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고신용자 비중은 89.3%로 국내은행의 전체 고신용자 대출 비중(78.2%)보다 높았다. 10.7%가 중저신용자 대출이라는 점에 비춰봤을 때 마이너스통장 역시 중저신용자들을 대상으로는 대출을 대부분 집행하지 않는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의 이러한 마이너스통장 대출 형태는 제2금융권을 이용하던 중저신용 서민층을 포용하겠다던 설립 취지에 위배되는 것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은 빅데이터 등 진화한 신용평가체계를 통해 중저신용 서민층을 10% 내외의 중금리대출로 끌어오겠다는 계획을 수립한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뱅크의 마이너스통장 대출 금리가 고신용자를 제외하고는 시중은행과 큰 차이가 없는데다가,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는 대출을 제대로 진행하지 않는다는 비판마저 있다”며 “이러한 상황은 인터넷전문은행의 설립 취지를 위배한 것으로 카카오뱅크는 중금리 대출 부문 강화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앞으로 카카오뱅크의 마이너스통장 금리 경쟁력은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마이너스통장 최저금리를 연 2.83%에서 2.98%로 0.15%포인트 상향한 바 있다. 

카카오뱅크는 건전성 유지와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마이너스통장 금리를 인상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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