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실장 및 영업교육본부장에 삼성생명 출신 선임
설계사 활동성 및 보유계약 건전성 확보 복안될까

<대한금융신문=박영준 기자> ABL생명이 삼성생명 출신 임원을 속속 끌어당기며 영업채널 강화에 나서고 있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알리안츠생명은 전날 GA실장(상무보)으로 삼성생명 전략영업본부 영업단장 출신 장성욱 씨를 신규 선임했다.

지난 1994년 삼성생명 입사 이후 영업현장 및 영업마케팅 쪽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으며 마지막에는 법인보험대리점(GA) 채널의 전략 및 관리를 담당했다.

ABL생명은 지난달 1일에도 삼성생명 출신 이찬우 씨를 영업교육본부장으로 신규 선임한 바 있다. 美 알리안츠생명과 뉴욕생명을 거쳐 삼성생명에서 지난 1999년부터 지난해까지 전속 설계사 대상 교육 관련 부서에 전념했다.

이 상무는 삼성생명에서 처음으로 Financial Planner(FP) 개념을 도입하는데 일조한 영업교육 전문가로 통한다.

2000년대 초반 외국계 보험사들의 국내 진출 이후 전문성을 무기로 한 대졸 남성 설계사들을 공격적으로 시장에 투입할 당시 국내 보험사에도 전문 재무관리 설계사 개념을 정착시켰다는 평이다.

업계는 ABL생명이 사명 변경 이후 삼성생명 출신 2명을 영업 관련 임원으로 선임한 것을 두고 본격적인 영업력 강화에 나서기 위한 포석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ABL생명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4억원으로 전년동기(841억원 적자) 대비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 6월 독일 알리안츠생명이 중국 안방보험그룹에 매각한 이후 1년만의 성과다. 같은 기간 신계약건수도 41만6555건으로 48.0%(13만5095건) 증가하는 등 공격적인 영업을 지속한 결과다.

다만 대부분이 공격적인 공시이율을 적용한 저축성보험 영업이었다는 점에서 설계사를 통한 보장성보험 영업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지난 2013년 5000여명 수준이던 ABL생명의 전속설계사는 올 상반기 3276명으로 매해 줄어들고 있다.

ABL생명뿐만 아니라 최근 보험사들이 전속설계사의 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외부 설계사 채널인 GA를 통한 영업력 강화 측면에서 장 실장의 역할이 중요한 시점이다.

GA를 비롯한 설계사 채널의 중요성은 위험손해율에서도 드러난다. ABL생명의 올 상반기 위험손해율(위험보험료 대비 사망보험금 비율)은 113.11%로 전년동기(90.34%)대비 22.77% 악화됐다. 즉 보험 상품 본연의 수익에서는 적자를 보고 있단 의미다.

위험손해율은 생보사의 대표적인 보장성보험인 사망계약(종신·CI보험 등)의 비중이 높은 회사일수록 낮게 나타난다. 이유는 고령화 사회로 진입함에 따라 보험사의 예상보다 계약자들의 사망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고액의 사망 계약은 통상 설계사 채널에서 판매된다. 이는 설계사의 가동률뿐만 아니라 설계사 본연의 판매 역량과도 관련이 깊다.

보유계약의 질적 측면에서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올 상반기 기준 보험계약의 유지 수준을 나타내는 13회차 유지율과 25회차 유지율은 각각 76.8%, 55.9%를 기록하며 약 10%포인트씩 상승했지만 여전히 업계 하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5회차 유지율이 55.9%라는 뜻은 2년 만에 보험가입자의 절반이 계약 해지를 결정했다는 뜻이다. 계약유지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설계사 정착률도 올 상반기 41.0%를 기록했다. 절반에 못 미치는 전속설계사들이 1년 만에 회사를 떠난 것이다.

한 생보사 고위 관계자는 “영업 관련 임원에 삼성생명 출신 인사를 연이어 선임했다는 것은 상징성이 있다. 안방보험에 인수된 이후 사명 변경 등의 과정을 거치며 어수선해진 판매채널을 다잡겠다는 의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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