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이 호 용 세무사·CFP

▲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이 호 용 세무사·CFP

지난 2008년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과 미국의 헤지펀드 회사 프로티지 파트너스는 10년간 투자수익률이 누가 높을 것인지를 놓고 100만달러 내기를 했다고 한다.

워런 버핏은 “10년을 두고 본다면 미국의 주가지수인 S&P500 지수 수익률이 헤지펀드의 수익률을 앞설 것”이라고 말했고, 프로티지 파트너스는 “펀드매니저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며 ‘세기의 내기’가 성립된 것이다.

워런 버핏이 선택한 펀드는 S&P500지수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뱅가드 S&P 인덱스 펀드’였다.
프로티지 파트너스가 선택한 펀드는 헤지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펀드였다. 이 승부는 올해 12월 31일 끝나게 되는데, 지난 9월 언론 보도 내용에 따르면 9년간의 누적수익률이 워런 버핏은 85.4%를 기록했으며 프로티지 파트너스는 22%로 집계돼 워런 버핏의 완승이 예상된다고 한다.

경제전문지 포천은 프로티지 파트너스의 발목을 잡은 것이 인덱스펀드 대비 높은 수수료라고 평가했다. 이는 장기투자상품의 경우 운용수익률 못지않게 펀드의 수수료율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사례라고 생각한다.

장기투자가 필요한 대표적인 분야가 은퇴 및 노후준비 상품이다. 

최근 은퇴 및 노후준비를 위한 상품으로 타깃데이트펀드(Target Date Fund)가 최근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TDF는 투자자의 은퇴 시점을 타겟데이트로 해 생애주기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알아서 조정하는 자산배분펀드를 말한다. 미국의 경우 2016년 말 기준으로 운용규모가 1000조원을 넘을 정도로 노후준비를 위한 대표적인 상품이지만 국내에는 지난 2016년에 처음 출시됐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9월 25일 기준 국내 TDF 시장 전체 순자산은 4521억원으로 나타났다. 

TDF의 특징은 세 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다. 
첫째, 투자자의 연령에 따라 생애주기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둘째, 다양한 지역과 자산의 분산투자를 통해 위험분산 및 추가수익을 추구한다. 셋째, 투자자 대신 펀드가 자체적으로 채권·주식 비중조정 등 주기적인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시행해준다. 

TDF상품은 은퇴시점에 따라 5년 단위로 상품이 출시돼 있다.

펀드명에 2020, 2025, 2030, 2035, 2040, 2045, 2050 식으로 목표 은퇴시기를 표시하는 방식이다. 은퇴시기가 2033년과 같이 제시된 상품의 은퇴기간과 정확히 일치하지 않는 경우라면 본인의 성향이 좀 더 적극적 투자자라면 숫자가 큰 2035펀드로, 좀 더 보수적 투자자라면 숫자가 작은 2030펀드로 선택하면 된다. 

워런 버핏과 프로티지 파트너스의 대결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TDF상품은 장기간 투자되는 연금상품이므로 투자자가 부담하는 펀드의 수수료와 보수도 더욱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줄어든 비용에 장기 복리효과가 적용된다면 그 차이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지난 8월 국내 한 언론사가 주요 운용사들의 TDF상품에 2045년까지 27년간 매달 30만원씩을 투자해 연 4% 수익이 발생했다고 가정해 시뮬레이션을 해 본 결과, 펀드에 들어간 비용이 운용사별로 많게는 1000만원 가량 차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는 낮은 투자비용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처럼 자산운용사들이 내놓은 상품이 같은 TDF라 하더라도 운용방식이나 투자비중, 수익률 등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자산의 투자성향에 맞는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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