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분기 중 저금리의 모바일 전월세대출상품 출시
롯데와 협력해 빅데이터 구축…자체 신용시스템 고도화

내년 초부터 카카오뱅크에서 전월세대출 신청이 가능해진다. 대출금리는 기존 시중은행과 비교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선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카카오뱅크는 3일 출범 10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동안의 성과와 함께 전월세대출상품, 롯데멤버스 빅데이터 구축 및 신용카드사업 등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내년 1분기 출시 예정인 전월대보증금대출은 주택금융공사의 보증을 기반으로 기존 카카오뱅크 대출과 같이 지점 방문 없이 스마트폰으로 서류만 제출하면 휴일에도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카카오뱅크가 주택담보대출보다 전월세대출을 먼저 내놓는 것은 주요 고객인 20~30대를 겨냥한 전략이다.

일반 시중은행의 전월세대출은 대출가능 여부 확인부터 계약서를 제출하기까지 수차례 지점 방문이 필수다. 카카오뱅크는 고객이 대출을 위해 은행을 방문할 필요 없이 모바일에서 전월세대출 전 과정을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윤호영, 이용우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는 "전월세대출은 은행의 대출 프로세스 중 가장 복잡하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우리는 전월세대출이 모바일에서 구현만 된다면 은행에서 취급하는 모든 대출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오랜 시간을 투자해왔다”며 “전월세대출 금리는 각종 위원회에서 결정하겠지만 시중은행보다 경쟁력이 없으면 고객의 사랑을 받지 못한다는 것을 안다”고 말했다.

롯데그룹과 협력을 통해 자체 신용평가시스템을 고도화할 계획도 발표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6월부터 롯데그룹과 손잡고 롯데계열사의 유통데이터와 카카오택시, 카카오선물하기 등 카카오에서 축적중인 외부데이터, 카카오뱅크 운영으로 누적된 금융데이터를 결합한 자체 신용평가시스템 고도화 작업에 착수했다.

예를 들어 신용등급 7등급의 고객이 예스24에서 정기적으로 책을 사고 멜론에서 꾸준히 5000원씩 결제를 하고 있는 결제 히스토리를 보유하고 있다면, 신용등급은 7등급이지만 카카오뱅크 자체 신용시스템에 따라 4등급이라 판단하고 중금리대출을 실행시킬 수 있다.

신용카드 사업도 결제데이터 수집을 통한 신용평가시스템 고도화의 일환이다. 카카오뱅크는 내년 상반기 신용카드 사업 예비인가를 받고 2019년 하반기 사업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윤호영 공동대표는 “빅데이터는 우리의 가장 중요한 자산이며 기존 금융기관과는 다른 신용체계를 만들고 싶었다”며 “신용카드 사업, 롯데그룹과의 제휴도 궁극적으로는 빅데이터 수집을 통해 신용평가시스템을 발전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출범 100일을 맞아 논란이 된 고신용자 위주의 대출에 대해서는 부인했지만, 고객의 돈이 무단인출된 사건에 대해서는 주의 깊지 못했던 부분이라며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카카오뱅크는 국정감사에서 중금리대출을 활성화하겠다는 당초 목표와 달리 고신용자에게 대출이 집중된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대해 “중금리대출을 금액이 아닌 고객 수로 보면 굉장히 많은 중신용자들이 대출을 받았지만 대출금액 자체가 적어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며 “신용등급 4~6등급은 기존 은행에서 여신취급이 안되던 사람들이다. 직장생활을 시작한지 얼마 안된 사람들에게 무턱대고 대출을 해줄 수는 없기 때문에 향후 신용데이터를 쌓아가는 것에 따라 대출 승인도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최근 고객의 체크카드가 해외사이트에서 98번이나 무단으로 결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고객은 사고 발생 후 즉각적인 답변을 받지 못하고 며칠을 기다려야 했으며, 이상거래 발견 시 자동으로 거래가 정지되는 FDS시스템도 작동하지 않아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낳았다.

카카오뱅크는 고객의 돈이 무단인출된 건에 대해 “시중은행과 달리 공인인증서 인증을 없애며 은행 스스로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진다는 자세로 임했지만 일부 무단인출된 케이스에 대해서는 대처할 룰을 빠르게 적용하지 못했던 건 사실”이라며 “신용카드의 경우 무단인출이 발생해도 결제가 한달이나 유예되지만 체크카드의 경우 바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는 즉시 바로 돌려줘야 하는데 우리가 (이 부분을) 놓쳤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뱅크는 향후 자본확충을 위한 추가 증자에 대해 주주들과 협의를 통해 필요할 경우 증자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카카오뱅크는 자본금 3000억원으로 출발했지만 오픈 한달만인 지난 9월 5000억원 규모의 추가 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8000억원으로 확대했다. 당초 카카오뱅크는 2018년 4000억원의 유상증자를 계획했지만 고객 유입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서둘러 증자를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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