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과점시장에 KB손보 점유율 확대
수익성 좋고 장기보험 위험분산에도 도움

 

<대한금융신문=박영준 기자> 손해보험사들이 수익성 높은 장기재물보험 판매를 확대하고 나섰다.

거둔 보험료의 절반 가량이 이익일 정도로 수익성이 좋고 계약 만기가 길어야 15년 수준이라 장기간 보험금 지급 책임이 있는 장기 보장성보험의 만기 위험을 분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KB손해보험 등 상위 4개사가 장기재물보험에서 거둔 월납환산초회보험료는 올해 9월 말 기준 720억원으로 전년동기(665억원) 대비 8.3%(55억원) 성장했다.

이는 지난해 9월 실적이 전년동기 대비 2.5%(16억원)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가파른 성장세다.

월납환산초회보험료는 보험사가 보험계약자에게 첫 회 받은 다양한 납입방법의 보험료를 월납으로만 환산한 수치다. 통상 보험 상품의 판매실적을 판가름하는 척도로 사용된다.

현재 장기재물보험 시장은 상위 4개사가 전체 시장의 90%를 차지한다. 그간 장기재물보험 시장은 삼성화재의 점유율이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독보적인 위치를 고수해왔다.

지난해부터는 타사에서도 장기재물보험을 공격적으로 늘리면서 삼성화재의 점유율이 조금씩 떨어지는 추세다. 특히 KB손보의 시장점유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하며 2위사인 현대해상과 동부화재를 턱밑으로 추격 중이다.

KB손보의 지난 2015년 9월 월납환산초회보험료는 56억원 수준이었지만 올해 말 98억원으로 75%(42억원) 급증했다. 덕분에 같은 기간 KB손보가 상위 4개사에서 차지하는 시장점유율도 8.6%에서 13.6%로 5.0%포인트 늘었다.

장기재물보험 시장이 커지게 된 계기는 ‘실손보상’이 전체 손보사에 본격 도입되면서 부터로 풀이된다.

실손보상이란 건물 가액의 일부만 가입해도 실제 발생한 손해를 가입금액 내에서 모두 보장해주는 것이다. 기존에는 전체 건물가액보다 가입금액의 크기가 작으면 실제 발생한 손해가 발생해도 보험금을 가입금액에 비례(비례보상)해서 지급했다.

자영업자를 위한 보상 범위가 넓어지면서 시장은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지난해부터 손보사들은 재물보험에 손해율 악화를 이유로 취급하지 않던 배상책임 담보를 확대해왔다.

예를 들어 이·미용사 등이 커트나 염색 도중 손님에게 손상을 입혔을 때나 세탁소, 주차장, 세차장, 헬스장 등에서 발생하는 보관물에 대한 피해, 손실 등 배상책임 범위가 늘어난 것이다.

장기재물보험의 수익성이 매우 높다는 점도 손보사들이 장기재물보험 시장을 공략하는 이유다. 지난 2015년 기준 업계 전체의 장기재물보험 손해율은 약 53% 수준으로 알려졌다.

손해율이 53%라는 의미는 순수하게 위험보장을 위해 받은 보험료 100원 가운데 보험금 지급으로 53원을 썼단 뜻이다. 즉 부가보험료(사업비)를 제외하면 보험료의 절반 가량이 보험사에 이익일 되는 상품인 셈이다.

장기재물보험은 과거에 팔았던 장기보험의 포트폴리오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

장기보험 중에서도 장기 보장성 인(人)보험은 보장만기가 100세에 이르는 등 보험금 지급을 위한 보험사의 책임이 길다. 앞으로 도입될 새 회계기준(IFRS17)에서는 이러한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책임이 부채로 잡히는데 장기 인보험 비중이 높을수록 보험사는 부담일 수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장기보험은 연만기 상품의 판매를 높이는 추세인데 장기재물보험은 만기가 최장 15년까지로 짧다”며 “손해율도 좋다보니 수익성이나 리스크 측면에서 장기재물보험을 늘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재물보험이란 화재, 붕괴, 침강, 풍수해 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재물위험을 보상한다. 이외에도 벌금이나 제3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 피해에 대한 배상책임을 보장받을 수 있다. 아파트, 일반음식점, 이·미용사, 공장 등 가입 대상에 따라 세부적인 보장내용이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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