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이 최근 몇년 사이 급속도로 발전하며 챗봇, 가상비서, 소셜로봇 등 AI를 적용한 새로운 금융서비스에 금융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일본 주요은행들은 최근 업무 효율성과 새로운 고객가치를 창조하기 위해 AI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있으며, 도입영역도 대고객 상담을 비롯해 상담능력을 높이기 위한 지식정보의 도구, 업무처리 프로세스 및 서비스 혁신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 중이다.

국민은행 송훈 경영분석팀장은 “지금까지 금융서비스에서 IT기술의 활용은 대부분 단순 반복적인 업무를 효율화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왔다”며 “하지만 이제 금융과 IT의 융합으로 금융 비즈니스 모델이 변혁을 맞이하는 시기에 기존 금융서비스의 틀을 뛰어넘기 위한 이노베이션 시대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즈호銀, 외환거래에 AI 적용해 딜러 업무 대체

일본 은행들은 지금 자사의 비즈니스에 인공지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주목하고 우선적으로 고객응대 서비스에 AI기술을 접목시키고 있다.

일본 은행 중 가장 다양한 업무에 AI를 활용하는 은행은 미즈호은행이다. 미즈호은행은 영업력 향상과 기획부문의 업무 효율화를 위해 히타치 제작소의 AI기술인(Hitachi AI Technology/H)을 도입해 실험 단계에 있다.

미즈호은행은 AI를 로봇과 연계시켜 직접 보고 만질 수 있는 서비스로 구체화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소프트뱅크 로보틱스의 페퍼(Pepper)를 2015년 7월 첫 도입한 이래 올해 5월 동경 에비스 지점과 카마타 지점에서 페퍼를 통한 계좌개설 지원 업무를 시작했다.

AI기술은 미즈호은행의 외환거래시스템에도 활용되고 있다. 고객이 외환주문을 하면 은행의 외국환집행시스템에서 포지션을 보유하고 AI ‘커버로직(Cover Logic)’에 포지션 보유를 통지하면 최적의 커버방법을 지시하게 된다. 이때 외국환집행시스템은 AI의 지시내용에 따라 시장 참가자들에게 커버 거래를 실시하게 된다.

미즈호은행은 기존에 딜러가 주로 하던 거래업무를 AI가 대체하며 고객에게 신속하면서도 유리한 환율을 제시하고 효율적인 커버거래를 통해 건전하고 투명한 시장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AI와 핀테크를 활용한 새로운 사업 창출을 위해 WiL LLC(WiL그룹)와 합작해 블루랩(Blue Lab)을 설립했다. 블루랩에서는 글로벌 결제 플랫폼 구축과 인공지능 및 빅데이터를 활용한 업무자동화 소프트웨어 연구를 하고 있으며 향후 핀테크 영역뿐만 아니라 IoT 전반을 대상으로 차세대 비즈니스 모델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AI 활용 위해서는 양질의 데이터 충분히 축적돼야

일본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은 일본 은행 중 처음으로 2014년부터 콜센터의 오퍼레이터 지원을 위해 ‘IBM 왓슨’을 도입했다. 고객이 콜센터에 질문하면 음성인식 시스템인 ‘아미보이스(AmiVoice)’가 실시간으로 텍스트화하고 왓슨이 업무 매뉴얼과 Q&A 자료에서 문의내용에 대한 응답 후보를 제공해 보다 빠르고 정확한 답변을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올해 2월부터는 해외지점의 여신업무 문의도 왓슨을 통해 답변하고 있다. 기존에는 구미 해외지점에서 본부로 문의할 경우 시차 때문에 답변을 얻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지만 왓슨으로 빠른 답변을 얻게 되면서 생산성 향상에도 기여하고 있다.

미츠비시도쿄UFJ은행은 AI를 활용해 고객관리 채널을 다양화하고 서비스 내용을 제고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스마트폰앱에 AI 대화솔루션 ‘아미에이전트(AmiAgent)’를 탑재해 고객이 가상 캐릭터에 음성으로 질문하면 AI가 내용의 의도를 이해하고 은행 홈페이지에 게재된 ‘Q&A’에서 적절한 응답을 찾아 안내한다. 가상 도우미가 답변할 수 없는 경우 앱을 통해 콜센터에 연결되고 직전까지 가상 도우미와 이뤄졌던 대화 내용은 콜센터 직원에게 공유된다.

미츠비시은행은 영업점, 콜센터, 스마트폰앱 등 다양한 채널에 AI기술을 도입해 고객의 문의에 빠르고 정확하게 답변할 수 있도록 서비스 전문성을 향상시키고 최첨단 ICT기술을 활용해 서비스 수준을 향상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송훈 팀장은 적극적으로 AI기술을 도입하고 있는 일본 시중은행에 대해 “전세계 은행들은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해 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으며 일본의 주요은행들은 이 같은 위기감에서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AI기술 도입을 준비중인 국내 은행권도 데이터 판단과정에서 편향된 가치가 개입되면 유용한 결과를 얻어낼 수 없다는 점을 직시하고 양질의 데이터를 충분히 축적해나가는 동시에 대고객 상담직원도 함께 양성해 복잡해진 고객의 니즈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