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단 5개월여 만에 재판매…굳건한 카카오뱅크 실적 넘어서긴 어려울 듯

<대한금융신문=염희선 기자> 케이뱅크가 마이너스통장 대출판매를 재개했다. 

지난 6월 마이너스통장 판매를 중단한 이후 5개월여 만의 일이다. 은행권에서는 경쟁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 마이너스통장보다는 파급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 10일 직장인K 마이너스통장을 재판매한다고 밝혔다. 

대출금리는 0.4% 우대금리 적용 시 최저 연 3.06%이며 기준금리는 상품가입 후 3개월마다 변동된다. 우대금리는 기존 급여이체, 체크카드 이용, 예·적금 가입실적 등 복잡한 조건에서 급여이체 하나로 단순화했다. 

가입 후 2개월 내 건당 50만원 이상의 월 급여가 케이뱅크 입출금계좌로 입금되면 급여이체로 인정된다. 한도는 과거 8000만원에서 최대 1억원까지 상향조정했다. 대출기간은 1년으로 최장 5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케이뱅크 심성훈 은행장은 “기존 직장인K 신용대출의 원리금균등과 만기일시 상환을 10월에 재개한 데 이어 이번에 마이너스통장을 별도로 선보이게 됐다”며 “케이뱅크는 여신상품의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직장인, 중신용 고객, 개인사업자 등으로 고객 저변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케이뱅크는 지난 6월 직장인K 신용대출(마이너스통장 포함) 판매를 중단한 바 있다. 

케이뱅크는 당초 예상보다 신용대출이 급격히 늘자 국제결제은행(BIS)의 자기자본비율이 하락할 우려가 제기돼 상품 판매 중단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후 케이뱅크는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금 확충에 나섰고 마이너스통장을 다시 판매하게 된 것이다. 

은행권에서는 이번 케이뱅크 마이너스통장이 카카오뱅크 마이너스통장의 파급효과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뱅크 마이너스통장의 출시 당시보다 최저금리가 높고, 인터넷전문은행의 마이너스통장 영업에 불만을 느낀 소비자들이 늘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케이뱅크 마이너스통장의 최저금리는 3.06%로 카카오뱅크 마이너스통장의 출시 당시 최저금리인 2.83%보다 높다. 

또한 최근까지 인터넷전문은행의 마이너스통장 판매 과정에서 발생한 급작스런 한도축소, 금리 인상, 느린 대출 과정은 금융소비자의 신뢰도를 추락시킨 상황이다. 

상당수의 마이너스통장 고객을 카카오뱅크가 미리 선점한 점도 장벽이다. 실제 카카오뱅크는 지난 10월 말까지 3조3900억원의 대출을 실행했는데 이중 86.4%가 마이너스통장이었다. 

3조원에 가까운 기록적인 대출이 마이너스통장으로만 실행된 것으로, 인터넷전문은행을 이용하는 마이너스통장 실사용자를 다수 흡수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다만 케이뱅크의 마이너스통장 출시가 잠잠했던 시중은행간 금리경쟁을 촉진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10월 기준 마이너스통장 대출 평금리를 보면 카카오뱅크 3.52%, 신한은행 3.42%, 농협은행 3.52%, 우리은행 3.68%, KEB하나은행 3.73% 등으로 케이뱅크 대비 높은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카카오뱅크 마이너스통장 출시보다는 금리경쟁이 수준이 낮을 것으로 보이지만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대출 실적에서는 카카오뱅크보다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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