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깜이식 공모, 후보자질 부족 이유…재공모 실시 주장
노조 “코스콤 역할·위상 대변할 수 있는 사장 선임 돼야”

▲ 13일 코스콤 노조 송재원 위원장이 노조원 및 한국노총 공공연맹, 금융공공성강화투쟁위원회와 여의도 코스콤 본사 앞에서 ‘코스콤 적폐사장 선임 추진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대한금융신문=김미리내 기자> 코스콤이 창사 이후 첫 내부출신 사장 선임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노조에서 깜깜이식 공모와 후보의 자질부족을 이유로 재공모를 주장하고 있어 그 배경이 주목되고 있다.

13일 코스콤 노조는 여의도 본사 앞에서 ‘적폐사장 선임 추진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사장 재공모 및 신임 사장에 대한 선임기준과 원칙, 사장후보추천위원회의 명단을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코스콤 송재원 노조 위원장은 “낙하산이 아닌 내부 출신 인사라 해도 이번 후보들은 과거 적폐정권 하에서 호가호위한 인사들로 조직문화를 새롭게 만들기에 부적절한 인사”라며 “내·외부 출신이 문제가 아니라 코스콤 사장으로서 제 목소리와 제 역할을 해줄 인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 거론되는 후보들은 내부출신이라면서 20년 전 몸담았던 인물이 포함되는가 하면, 개인비리로 임기 중 사퇴한 사장들과 유착관계에 있던 임원, 민간 기업임에도 청와대의 특정인물 인사 개입설이 나오는 등 문제가 심각하다”며 “더 이상의 낙하산 인사를 거부하고 이번 선임을 계기로 코스콤의 가치와 역할이 사장 선임의 근거가 되도록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 따르면 코스콤 사추위는 사장 공개모집 결과 정지석 한국지역정보개발원 본부장, 전대근 전 코스콤 전무, 이제훈 전 삼성증권 전무 등 총 3명을 면접 후보자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본부장의 경우 코스콤에서 기술연구소장 및 경영전략본부장, 인프라본부장 등을 거쳤고, 전대근 전 전무 역시 증권정보본부장, 금융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이제훈 전 전무는 1987년 코스콤에 입사해 12년 가량 근무한 것으로 알려져 모두 낙하산이 아닌 내부출신으로 여겨진다.

코스콤은 과거 13명의 사장 가운데 절반이 넘는 7명이 기획재정부 출신으로 오랜 기간 ‘낙하산’ 꼬리표가 붙어왔으며, 2015년 공공기관 해제 이후 첫 사장 선임인 만큼 자본시장 IT를 담당하는 인프라 기관으로서 내부 출신 전문가 선임 목소리가 높았다. 그러나 이번 사장 후보가 내부 출신임에도 노조가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코스콤이 현재 ’IT 인프라기관’으로서 역할 정립에 위기를 느끼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송 위원장은 “거래소, 예탁원 등 인지도 높은 기관들이 자본시장 IT 업무를 주도하겠다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에서 본래 ‘자본시장 IT 인프라 기관’으로서 역할을 해야 할 코스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사장의 출신여부나 선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후 어떤 역할을 만들어 주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4차산업, IT 기술혁명을 외치고 있음에도 정작 IT와 관련해서는 금융당국 내 전문가가 없을뿐더러 코스콤이 IT전문 기관임에도 당국과 이와 관련한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모회사인 거래소를 통해서만 이야기가 가능하다”며 “사장의 출신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목소리를 낼 수 있고, 본질적인 업무와 정체성을 정립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인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사장 재공모 실시 등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사장 불신임투쟁 등 투쟁 수위를 높여나간다는 방침이다.

한편, 사추위는 오는 23일 후보자 면접을 진행하고, 곧바로 주주총회를 통해 사장을 선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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